
소상공인은 정치권의 최우선 정책 관심대상이다. 코로나19(COVID-19)가 장기화하고 있는 현 시점에선 더더욱 그렇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가부채 위기에도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50조원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추진하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윤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영세 소상공인을 위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수수료에 대한 규제도 약속했다. 카드사들이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마다 산정되는 '적격비용'을 기반으로 영세 소상공인에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듯, 빅테크 수수료 책정에도 정부가 개입해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윤 당선인 측이 예로든 카드사 수수료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다. 카드사와 가맹점 간 합의로 시장에서 결정되던 카드 수수료율에 대한 정부 개입이 시작된 건 참여정부 끝 무렵인 2007년이다. 그로부터 5년 뒤 이명박정부는 이를 아예 법제화했다. 이후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카드 수수료 인하를 공약했다.
그 결과 전체 가맹점의 96%가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게 됐다. 반면 나머지 4%의 가맹점이 문제가 됐다. 당장 연매출 30억원이 넘는 동네 중형마트와 PG(전자지급결제)사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수수료율을 가장 많이 올린 특정 신용카드를 받지 않겠다며 '카드 거부' 운동에 나섰다.
카드사들은 전체 96% 가맹점에 수수료를 깎아줘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적자를 보는 것도 난감한데, 나머지 가맹점들로부터 영세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분을 일반가맹점에서 메운다는 오해까지 받으니 억울하다고 펄쩍 뛴다.
이는 간편결제 수수료 규제 정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가 시장을 무시한 채 수수료율에 개입한 결과가 '사회적 갈등'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서다. 소상공인 표를 얻으려 정치권에 의해 탄생한 카드사 적격비용 제도는 태생적으로 수수료율 인하를 위해 짜맞춰진 '반쪽짜리' 제도라는 게 시장의 냉정한 평가다.
물론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에 앞서 해당 규제가 바람직한지,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이 먼저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