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63빌딩 41층.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던 여성이 손 목에 차고 있던 스마트워치를 눌렀다. 경찰은 이 여성의 위치를 바로 찾을 수 있을까? 정답은 '찾을 수 없다'이다. 위험상황에 놓인 사람이 스마트워치를 누를 경우 63빌딩에 있다는 것은 확인이 가능하지만 몇 층에서 상황이 발생했는지는 알 수 없다. 스마트워치의 위칫값 오차 때문이 아니다. 경찰의 오랜 노력 끝에 '수평적 위치 측위 값'의 오차는 많이 줄였다. 하지만 '수직적 위칫값'은 현재로선 전혀 알수 없다.
스마트워치는 스토킹과 데이트 폭력 등 여성 대상 보복 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피해자를 선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2015년 도입됐다. 수많은 위급상황에서 위험에 빠진 신변보호 요청자들을 구해냈지만 정확한 위칫값을 찾지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해 11월에도 경찰은 위칫값 오차로 신고자가 실제 위치한 곳에서 500m 떨어진 곳으로 출동했고 끝내 참변을 막지 못했다.
이같은 사례를 줄이기 위해 경찰이 자체 개발한 것이 이번에 공개된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이다. 경찰은 신고자의 위칫값을 오차범위 50m로 찾아낼 수 있는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을 개발해 지난 2월22일부터 정식 운영했다.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은 범죄 등 긴급상황에서 와이파이·GPS 응답 성공률이 30%대에 머무는 112신고시스템(통신사가 결과값 제공)을 보완하기 위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개발했다. 기지국으로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할 경우 최대 2km의 오차가 발생하던 것을 50m(확률 94%)로 줄였으니 획기적인 성과라고 할만하다.
하지만 경찰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마트워치의 허점은 여전하다. 고층아파트나 빌딩이 많은 우리나라와 같은 환경에서 수직적 위치값을 확인할 수 있는 인프라가 도입되기 전에는 스마트워치의 잘못된 위치값으로 인한 참변을 막지 못하는 일이 되풀이 될수 밖에 없다. 기술은 이미 개발 돼 있다. 관건은 결국 예산과 의지의 문제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도 12일 서울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은 허점을 지적했다고 한다. 윤석열정부가 범죄 예방을 위한 높은 의지를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