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의 금리가 역전했다. 4월 중순 중국의 10년 국채금리가 2.7% 중반에 머물러 있는 반면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는 2.8%를 넘나들기 때문이다. 거의 12년 만의 역전이다.
이렇게 미중 금리가 역전한 이유는 뭔가. 한마디로 미국과 중국 금리정책의 디커플링(decoupling)이다. 미국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0.5%포인트의 빅스텝으로 인상할 것이란 예측이 많다. 실업률은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하락해 경기가 활발해진 반면 소비자물가는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 내에선 급격한 물가상승을 잡으려면 금리인상 만으론 안 되고 시장에서 돈을 빠르게 회수하는 통화긴축 정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상황이 사뭇 다르다. 물가는 미국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둔화해 올 1분기엔 4.4%까지 급락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공동부유 이념하에 진행되는 IT, 게임, 사교육 등 민간기업에 대한 통제강화와 헝다그룹의 디폴트로 불거진 부동산시장 불황이 경기둔화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지난해 말부터 오미크론 감염확대에 이어 중국 경제의 4% 비중에다 물류거점인 상하이의 도시봉쇄도 경기둔화 요인에 가세한 셈. 이에 따라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인하한 후 계속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상태다.
문제는 앞으로 미중의 금리정책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모두 마이웨이(my way)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을 많이 내고 있다. 우선 미 연준은 경기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물가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연준 분석가들(Fed Watcher)은 미국 기준금리가 올해 말까지 6차례 올라 1.9%, 내년엔 2.75%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상승만큼 반응할 경우 현재 10년 국채금리는 올해 말 3%대 중반, 내년엔 4%를 훌쩍 넘길 거란 예상이 가능하다. 반면 중국은 어떨까. 공동부유라는 '정치적 선택'에 따라 구조적으로 경기가 둔화하는 만큼 이를 단기에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단 의견이 대다수다. 게다가 코로나 재확산까지 겹쳐 성장률이 하락할 위험도 크다. 따라서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그럼 이러한 미중 금리정책이 중국엔 어떤 영향을 줄까. 우선 미국이 기준금리를 1%대로 올릴 경우 중국도 금리차 확대 부담이 상당히 커질 전망이다. 중국도 현 소비자물가는 1.5%로 견딜 만하지만 미래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생산자물가는 지난 3월 전년 대비 8.3%나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만큼 금리인하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예상외로 강세를 보이는 위안화도 미중 금리차가 확대될 경우 최근 일본 엔화급락과 같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지난 3월 중 외국인이 중국 채권과 주식을 각기 150억달러와 70억달러어치 매도한 점은 유의할 만하다. 시장에선 저금리 기조를 택할 수밖에 없는 중국 정부가 환율안정과 자본유출 방지를 위해 무역흑자와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에 힘을 쏟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이 때문에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원유, 가스의 주요 공급처인 러시아와 협력관계를 더 강화할 것이란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