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금융산업 혁신과 핀테크의 소명

[기고]금융산업 혁신과 핀테크의 소명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2023.03.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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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사진=한국핀테크산업협회 제공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사진=한국핀테크산업협회 제공

전통적으로 금융산업 규제 이슈는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영업행위 규제나 금융안정성 등 측면에서 논의돼 왔다. 최근에는 은행산업의 과점체계와 공급자 위주의 기울어진 시장에 대한 문제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이는 은행업을 넘어 대한민국 금융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에 관한 문제로, 국내 금융산업의 질적 도약을 이룩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은행과 같은 대형 금융회사는 필수 금융인프라로서 소수 기업의 과점이 사실상 용인돼 왔다. 과점시장에는 잠재적 경쟁 기업의 진입을 차단하는 진입장벽이 필요하다. 후발주자 진입을 곤란하게 하는 진입장벽으로는 대표적으로 생산요소의 독점, 규모의 경제, 정부규제 등을 꼽는다. 금융은 엄격한 전업주의 정책 등 규제를 통해 이같은 형태의 과점이 어느 정도 효율적으로 작동해 온 대표적 산업이다.

이처럼 당연시돼 온 금융산업의 과점 구조에 균열을 내면서 태동한 비즈니스가 바로 핀테크다. 은행, 카드사와 같은 대형 금융회사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송금, 결제 서비스를 후발주자가 경쟁할 수 있는 경쟁적 비즈니스로 탈바꿈시킨 것은 간편송금, 간편결제를 내세웠던 초기 핀테크 기업의 대표적인 성과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핀테크의 끊임없는 혁신 시도는 시장의 선택을 받았다. 핀테크의 약진은 금융산업을 바라보는 하나의 새로운 관점을 제공했다. 전통금융과 핀테크의 경쟁구도다. 이제 핀테크는 고질적인 금융산업의 과점 구조를 허물고, 공정경쟁의 촉진제로서 느슨해진 금융산업에 긴장감을 가져다 줄 '메기'로 주목받고 있다.

과점의 가장 간명한 해법은 공정경쟁이다.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가장 유력한 대안이 핀테크라면, 핀테크가 전통금융과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조성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높은 진입장벽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시중은행 과점체제 해소 대책으로 소규모 특화은행(챌린저뱅크) 등 스몰라이선스 제도 도입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고무적이다. 은행의 시장 과점과 은행 중심의 금융인프라 과점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하면서 동시에 혁신적인 핀테크 기업의 시장 진입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거론되고 있는 소상공인 전문은행 등 특화은행이 실제 은행업 경쟁을 촉진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대로 설계돼야 한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모델이라면 단순 여론 무마용으로 그치고 금융산업 혁신은 요원해질 것이다.

또한 스몰라이선스 도입은 은행업뿐 아니라 금융업 라이선스 전반에 걸친 논의로 확대돼야 한다. 은행업 이외에도 기술기반의 핀테크들이 진출해 경쟁을 촉진하고 시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여지는 무궁무진하다.

최근 금융감독원장은 핀테크기업과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나 은행산업 과점체계 해소를 위한 혁신 촉진자 역할을 당부하면서 책임있는 금융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책임있게 혁신하고, 공정하게 경쟁하면서 경쟁의 과실이 소비자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 그것이 핀테크와 금융산업의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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