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신정부의 AI 전략 방향

[투데이 窓]신정부의 AI 전략 방향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기술법정책센터장
2025.06.13 02:05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기술법정책센터장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기술법정책센터장

지난해 12월 이후 계엄과 탄핵 그리고 대선으로 숨 가쁘게 달려온 정치일정이 마무리되고 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서 마침내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다. 신정부는 무엇보다 침체한 경제를 살리는 것과 이념, 지역 등으로 갈라진 국민을 통합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둬야 한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구조조정과 함께 성장동력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한데 성장동력 회복의 핵심수단은 첨단 기술개발과 인재양성이며 그 중심에 AI(인공지능)가 있다.

AI는 게임체인저 기술로 미국과 중국은 AI에 핵 보유 이상의 의미를 두고 사활을 건 대격전을 벌인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초고속인터넷망이라는 정보고속도로 구축과 전 국민에 대한 컴퓨터 보급으로 시작된 한국의 정보화 추진이 IT 강국의 신화를 가져온 것처럼 신정부도 5년 내 AI 3대 강국의 전략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한다.

신정부는 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여는 것을 목표로 GPU 확보 및 AI데이터센터 건설, 거대언어모델·소규모언어모델 연구·개발 및 사업화 지원, 국가대표 AI기업 육성 및 민관 합작투자 추진, AI 학습용 고품질 데이터 집적 클러스터 조성, 공공데이터 개방 추진, 국민 누구나 생성형 AI 도구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모두의 AI 프로젝트 등을 구체적인 계획으로 제시했다. 동시에 대통령실에 'AI미래기획수석'을 신설했다.

100조원 투자계획과 모두의 AI 프로젝트는 참신한 면이 있지만 단순한 정책의 나열을 넘어 보다 체계적인 방향설정이 필요하다. 첫째, 수평적(horizontal) 접근 내지 생태계 조성전략이다. 이는 AI가 작동하고 성장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발전시키는 전략으로 인프라 구축, 데이터 활용, 기술 및 모델개발, 인재양성, 윤리 및 안전확보, 글로벌 협력 등을 구성요소로 한다. AI 투자의 경우 반도체-모델-플랫폼-서비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의 생태계 조성에 투자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 AI 메모리반도체와 AI 모델을 제외하면 어느 분야도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오히려 세계 최초로 시행 예정인 AI 규제는 생태계 조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둘째, 수직적(vertical) 접근이다. 이는 AI를 다양한 산업과 융합(X)해 국가 전반의 혁신과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AIX 전략이다. 이는 AI를 다른 분야와 결합해 새로운 제품, 서비스,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하고 특정 분야가 직면한 문제들을 AI의 분석, 예측, 자동화 능력을 활용해 해결하는 것이다. 제조, 금융, 법률, 의료, 교육 등 분야의 AIX를 통해 현재의 저성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이 강점이 있는 제조업에서 이뤄지는 '자율제조'는 AI, 로봇 등을 활용해 사람의 개입 없이 공장과 설비가 스스로 제품을 기획, 설계, 생산, 공급하는 고도화된 제조시스템이다. 이는 인구감소,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등 한국의 제조업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제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전략이다. 다만 특정 분야의 AIX 성공을 위해서는 이해관계자의 갈등조정과 규제혁신이 필수다.

셋째, 거버넌스(governance) 전략이다. 대통령실 수석이나 위원회는 방향설정이나 조정에는 유리하나 실질적인 집행력에는 불리하다는 점에서 AI 전담부처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AI 전략의 실패로 AI 주권을 지키지 못하면 데이터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고 알고리즘에 종속돼 국가의 중요한 결정들이 외부의 영향력 아래에 놓일 수 있다. 빠른 AI 전략계획 수립과 함께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명확히 하고 추진속도를 제고하는 것과 아울러 민간과의 실질적인 협력강화를 통해 정책의 현장적용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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