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새로운 세계 질서 '힘의 논리' 그 끝은?

[광화문]새로운 세계 질서 '힘의 논리' 그 끝은?

김경환 건설부동산부장
2025.08.21 05:5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중심주의를 부르짖으며 지난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질서의 근간으로 자리 잡아온 자유무역의 시대를 끝내고 본격적인 보호 무역주의 시대를 활짝 열어 젖힌 것이다.

대한민국은 WTO(세계무역기구) 기본 틀 안에서 자유무역을 기치로 고속 성장을 거듭해왔다. 미국, 유럽연합(EU)·아세안(ASEAN)·중국·인도·칠레 등 전세계 다양한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시장을 확대해 공산품을 수출하는 전략을 바탕으로 선진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자유무역의 최대 수혜자라고 해도 빈말이 아니다.

한국이 쌓아 올린 탄탄한 제조업 경쟁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포스코 등 많은 대기업들을 길러내며 전세계의 부러움을 샀다. 특히 AI(인공지능) 시대에서도 반도체 경쟁력에 힘입어 소외되지 않고 훈풍을 맞는 등 찬란한 미래가 보장되는듯 보였다.

이 과정에서 한국 경제는 수출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44%에 달할 정도로 비대해졌으며, 지난 2023년 기준 대외의존도가 84.3%에 달할 정도로 세계 변화에 영향 받는 민감한 경제구조를 갖게 됐다.

트럼프의 등장은 한국 경제를 둘러싼 모든 요건들을 변화시켰다. 미국의 관세는 결국 전세계의 보호무역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는 그동안 한국이 쌓아올린 무역 경쟁력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결과로 돌아온다.

상호관세 부과로 대변되는 트럼프의 전략은 전세계를 힘의 논리로 재편해 다시 야만의 시대를 불러올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1930년 미국이 발효한 '스무트-홀리 관세법'은 전세계 경제를 대공황의 수렁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는 결국 독일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갔고 나치라는 파시스트를 등장시키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다. 결국 미국의 관세 부과가 제2차 세계대전의 시발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관세 악영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예일대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은 18.4%로, '스무트-홀리 관세법' 발효시기인 193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같은 관세율은 의류·섬유 등 수입품 가격을 단기적으로 최대 64%까지 상승시키는 한편 미국의 소비자물가를 1.8%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로 인해 미국 가계는 올해 가구당 평균 2400달러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고, 올해와 내년 미국의 성장률을 각각 0.5% 포인트 낮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세계 경제에 도미노 불황 파급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트럼프의 나비효과가 전세계에 어떠힌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던진 메시지는 단순하다. 애플, GM(제너럴모터스) 등 해외에 생산기지를 갖고 있는 자국 기업들에게 미국 국내로 생산기지를 다시 옮기라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에 대해 막대한 수출로 이익을 얻는 해외 기업들, 예컨대 삼성전자, 현대차, TSMC, 토요타 등 글로벌 기업들에게 자국으로 들어와 생산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미국 내 일자리를 파격적으로 늘리고 제조업을 다시 부흥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간과하는 게 있다. 미국의 1인당 GDP가 6만6682달러에 달해 제조업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미국이 제품을 만들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높아져 결국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자유무역의 가장 큰 잇점인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사라지고 경제 왜곡이 크게 증가하는 것이다. 인도와 중국, 베트남 등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에 제조업 생산을 집중시킨 국제 분업 구조도 막을 내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미국의 압박에 반도체와 자동차산업 등 제조업 분야의 신규 투자 상당 부문이 이미 미국으로 향했다. 그 결과 청년층의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힘의 논리로 돌아가는 새로운 세계 질서가 어떠한 파국을 가져올지 크게 우려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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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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