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분기 중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한다.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 요금은 낮추고, 저녁·밤 시간대 요금은 높이는 게 골자다. 송전 비용을 반영한 지역별 차등 요금제도 도입한다. 전자는 재생에너지 소비 확대와 전력 수요 분산, 후자는 지역균형발전이 목적이다.
기후부는 대부분 기업에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24시간 공정 가동이 필수인 철강·석유화학 등 에너지 집약적 업종은 지역별 인하 혜택(5~15% 수준)보다 야간 요금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폭이 더 클 수 있다. 반도체 업종도 공정 특성상 낮 요금 인하에 맞춰 조업을 집중하기 어렵고 수도권 할증으로 부담이 더 커진다.
기업들은 지난 3년 동안 산업용 전기요금이 약 76% 급등함에 따라 전면적인 인하를 요구해 왔다. 상대적으로 원가가 낮은 산업용 전력이 원가가 높은 주택용 전력의 적자를 보전하는 구조를 바로 잡아 달라는 것이다. 기업들은 국제유가 등락에 따른 연료비연동제라도 지켜지기를 바라지만 기후에너지부는 한전 적자 등을 들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독일·중국·영국 등 주요국이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산업용 전기요금 정책을 펴는 흐름과 대비된다. 기간산업의 위축은 일자리 감소와 자영업 부진으로 이어진다. 지역경제 활성화는 전기요금 합리화를 통해 기업이 이익을 내며 고용을 창출하는 선순환에서 비롯된다. 이대로라면 기업들은 값싼 전기를 찾아 해외 이전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한전 적자는 연료비 급등 외에도 탈원전 정책과 주택용 요금 억제 등 정책 요인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 전기요금의 정치적 결정에 따른 책임을 기업에 떠맡기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태양광 에너지를 쓸 기업이 부실해지고, 지역경제를 떠받쳐온 기업이 이탈한다면 그 폐해가 더 클 것이다. 정부는 산업경쟁력을 보다 면밀히 고려한 전기요금 체계를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