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결제은행(BIS)이 인공지능(AI) 부문에 집중되는 투자 열풍이 장기적인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29일 경고했다. AI 관련 주가 급락이 발생할 경우 가계자산내 주식비중이 커진 만큼 이전보다 충격이 크고 회사채 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곁들였다.
BIS는 AI투자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면 금융사나 사모펀드, 기업들이 급격히 자금을 줄이거나 빼낼수도 있어 장기적인 투자침체에 빠질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AI 관련 기업 주가 급등락은 국내 증시에서도 파급효과가 크다. 당장 AI 관련 반도체 대표기업인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 1900조에 육박하는 몸집에도 10%대 급등락이 연일 반복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 영향이 큰 코스피 지수도 출렁이는 널뛰기 장세가 이어졌다. AI 주가 조정이 발생하면 금융시장 불안을 넘어 실물 경제의 소비 급감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반대로 증시의 유동성과 투자수익이 국내 부동산으로 옮겨갈 경우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정부 안팎의 경계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관련 전망도 엇갈린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는 주요 기업(하이퍼스케일러)들은 내년까지 AI 인프라에 1조 달러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지만 오픈AI의 연내 기업공개(IPO)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투자 심리면에서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 AI와만 연결되면 투자를 결정하고 예산을 배정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막대한 인프라 지출이 어떻게 구체적인 현금 흐름과 이윤으로 환원될 수 있는지 검증해야 할 시점이다.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AI에 대해 갖는 막연한 공포와도 거리를 둬야 한다. 19세기 철도 버블과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전후로 숱한 기업들의 흥망성쇠가 있었다. 하지만 철도는 물류를 변화시켰고 인터넷망은 구글과 애플, 넷플릭스, 아마존 같은 기업들을 낳았다. AI산업 발전에 뒤처지면 미래가 없음은 물론이다. 경제운용계획과 세제 개편안을 내놓는 정부도 BIS의 경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공부채 급증과 인플레이션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필요한 정책 대응을 미루면 조정 비용은 더 커질 것'이라는게 BIS 사무총장의 강력한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