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벽배송 막는 시대착오적 유통법

[사설]새벽배송 막는 시대착오적 유통법

머니투데이
2026.07.27 04:05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을 14년 만에 허용하기로한 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하역장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대형마트 새벽 배송 금지 규제는 2012년 전통시장·골목상권 보호와 근로자 건강권·휴식권 보장을 명목으로 도입됐으나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대형마트 새벽 배송 허용을 골자로 한 유통발전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6.02.09. jini@newsis.com /사진=김혜진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을 14년 만에 허용하기로한 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하역장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대형마트 새벽 배송 금지 규제는 2012년 전통시장·골목상권 보호와 근로자 건강권·휴식권 보장을 명목으로 도입됐으나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대형마트 새벽 배송 허용을 골자로 한 유통발전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6.02.09. [email protected] /사진=김혜진

정치권에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 등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 소상공인 단체는 여전히 영업규제 완화에 반대하지만 이는 이미 달라진 유통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시대착오적 논리에 가깝다.

KDI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42조원으로 2014년 46조원에서 10년 새 다섯 배 넘게 늘었다. 같은 해 쿠팡의 결제금액 점유율은 67.76%에 달했고 대형마트는 8.1%에 그쳤다. 소비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것이다.

대형마트를 규제하면 전통시장이 살아난다는 전제도 설득력을 잃었다. KDI는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지역에서 전통시장 등 다른 오프라인 업태의 매출 감소 없이 대형마트 매출만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대형마트를 쉬게 한다고 전통시장이 살아나는 것이 아니었다.

바뀐 유통지형에서 대형마트는 독점적 강자가 아니다.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조직 슬림화와 희망퇴직, 점포 효율화에 나섰고 점포 매각과 통폐합도 잇따랐다. 홈플러스 역시 예외가 아니다. MBK의 경영 실패가 컸던 것은 사실이지만 규제가 본업 회복의 여지를 더 좁힌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미국 월마트는 아마존의 도전에 대응해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옴니채널 전략과 디지털 투자로 올 2월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 반면 한국 대형마트는 월마트와 카르푸의 도전을 이겨냈을 만큼 경쟁력을 갖고 있었지만 낡은 규제에 묶여 혁신 동력을 잃어왔다.

대형마트의 구조조정으로 캐셔 등 일자리가 줄면 지역경제도 타격을 받는다. 대형마트는 지역 농수산물 납품과 지역 물류를 떠받치는 유통 거점이었고 주변 음식점과 상가의 집객효과를 통해 골목상권에도 적지 않은 활력을 줘 왔다.

새벽배송 허용, 의무휴업 재검토, 온·오프라인 규제 형평성 회복은 소비자 편익을 높이면서 지역상권도 살리는 길이다. 정치권은 대형마트를 더 묶어 두는 데 에너지를 쓸 것이 아니라 대형마트와 소상공인이 머리를 맞대고 온라인 플랫폼에 대응할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일부 이해관계 단체의 반발을 시장 전체의 목소리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현실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미래의 유통을 과거의 규제로 가둘 수는 없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