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도 어물쩍 넘긴 경북대 '총장급 과장'

단독 교과부도 어물쩍 넘긴 경북대 '총장급 과장'

최중혁 기자
2010.09.0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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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과장이 아들 등 5명 특채… 교과부 '솜방망이' 징계 논란

국립 경북대학교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모 과장이 자신의 아들과 친·인척을 대학에 부적절하게 취업시켰다가 징계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대해 교직원과 총학생회 등이 교육과학기술부에 민원을 제기했음에도 교과부는 해당 과장을 전근만 시키는 '솜방망이' 징계를 가했다는 지적이다.

9일 교과부와 경북대에 따르면 전국공무원노조 경북대지부, 교원조교협의회, 총학생회 등 경북대 소속 5개 단체는 지난해 7월 "국립대 직원이 족벌로 채워지고 있다"며 교과부와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퇴직을 두 달여 앞둔 경북대 자연사박물관 전 모 조교가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고 그 자리에 경북대 J모 과장(현 대구교육대학교 재직)의 둘째 아들을 특별 채용했다며 조사와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경북대 관계자는 "경북대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J과장은 대학 총장보다 파워가 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실세 중의 실세로 불렸다"며 "자연사박물관 조교 채용에 인사 담당인 J과장이 손을 썼을 것으로 교직원들은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 내에는 J과장의 아들 외에도 △남동생(기성회 직원 채용) △남동생의 부인(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이사장 채용) △여동생의 남편(별정직 특채) △처남(기능직 채용) 등 친인척 4명도 시설과, 생협, 예비군연대, 생활관 등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J과장의 여동생은 경북대 기성회 직원으로 근무하다 결혼해 퇴직한 뒤 경북대 생협 상가를 분양받아 운영 중이다.

학교측은 교과부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J과장을 총무과장에서 기획과장으로 자리를 수평 이동시켰다. 진정서를 제출받은 교과부도 자체 조사후 "J 과장이 근무하는 동안 친인척 5명이 임용됐고 임용과정에서 일부 부적정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도 한 달여 뒤 J과장을 제주대로 인사발령을 내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J과장은 6개월 뒤 다시 대구교대로 발령, 대구로 복귀했으며 올해 말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공무원노조 경북대지부 관계자는 "누가 봐도 말이 안되는 솜방망이 징계"라며 "힘있는 사람만 혜택보고 힘없는 사람은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게 공정사회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J 과장은 "80년대 초에는 인사시스템이 제대로 정비가 안됐고 기성회 직원 봉급도 몇 푼 안됐기 때문에 청소하시는 분, 영선반 이런 분들 채용이 안돼 아는 사람들을 취직시키곤 했다"며 "지금 기준으로는 용납이 안되지만 공무원 외에는 입사시험도 없던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는 대부분 그렇게 했다"고 해명했다.

아들의 취업 문제와 관련해선 "대학 조교라는 게 1년 뒤면 끝나는 자리이기 때문에 경력관리 차원에서 지원한다기에 가볍게 생각하고 허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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