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 적립금 활용하면 반값 등록금 가능?"

"10조원 적립금 활용하면 반값 등록금 가능?"

배준희 기자
2011.06.07 20:19

적립금 두고 비난 여론 고조, 기부문화 활성화 등 의식 개선 병행돼야

반값 등록금 시위가 연일 확산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학들이 재단 적립금을 무분별하게 쌓기만 한 채 활용 방안을 자율적으로 내놓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사립대학의 재단적립금 총액은 10조원에 달한다. 이화여대(7389억원), 연세대(5113억원), 홍익대(4857억원) 등은 적립금이 4000억원을 넘었다.

사립대 측은 "OECD 평균에 비해 사립대 정부 지원은 아주 저조한 수준"이라며 "대학 간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상황에서 적립금은 대학 발전을 위한 종자돈의 성격도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같은 대학의 입장을 감안해도 5조원 이상이 소요되는 반값 등록금 정책에 정부 재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적립금 활용이 대안이 돼야 한다는 시각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 사립대 적립금 총액인 10조원의 50%만 활용해도 반값 등록금 정책 추진이 가능하다는 것.

연덕원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대학 적립금의 경우 일부 사립대에 편중되는 측면도 있어 전적으로 의지할 수는 만은 없다"며 "적립금을 무분별하게 쌓지 못하게 하는 법적 규제 정비도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과학기술부도 2009년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을 개정, 등록금회계와 기금(적립금)회계를 분리하도록 했다. 대학들이 등록금을 많이 거둬 적립해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현재 공개되는 대학 적립금은 등록금에서 조성되는 '등록금 회계'와 외부 '기금 회계'가 함께 포함돼 있다. 때문에 등록금으로 적립금을 늘렸는지 외부 기금으로 적립금을 늘렸는지 파악이 힘들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그러나 적립금이 100억원 이하인 곳이 192개 사립대중 106개나 되는 등 학교별로 적립금 규모가 천차만별이라 일괄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대학 마다 처한 상황이 다른데 일방적으로 적립금을 등록금 인하에 사용하라고 비난하는 것은 공정치 못한 처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최근 긴급 이사회에서 적립금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각 대학 간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있어 실질적인 대안 마련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주류다.

오성삼 건국대 교육대학원장은 "대학 스스로가 적립금 활용을 위한 자구책을 내놓는 자발적인 의지가 중요하다"며 "다만 적립금만으로는 불충분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기부문화 활성화와 소액기부금공제제도의 한시적 운영 등이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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