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은영 기자, 심혜민, 이후민 인턴기자) 서울시의 새 살림꾼이 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9시 첫 출근을 했다.
인권 변호사로 시작해 참여연대, 희망제작소, 아름다운 가게 등 남다른 길을 걸어온 그는 출마 당시 ‘시민후보’로 불리면서 기존 시장과는 ‘다른’ 시장으로 여겨졌다.
그래서인지 그의 행보를 지켜본 서울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은 긍정적인 기대와 함께 날카로운 충고를 감추지 않았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오세훈 전 시장의 가장 큰 단점은 ‘불통’이었다”며 “새 시장은 본인 스스로 주장했듯 더불어 사는 서울시, 소통하는 시정을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배옥병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국민연대 대표는 “박원순 시장이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정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공약으로 내걸었던 초등학교 56학년 무상급식을 잘 진행하고 보편적 복지라는 패러다임을 서울시정에 접목해 현실화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민들도 박원순 시장에 대한 기대와 바람을 드러냈다.
동작구에 사는 주은혜씨(24여)는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 새로운 정치를 할 것 같은 기대가 든다”며 “기존 여당에 대한 믿음이 없었는데 박 시장은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용산구 이태학씨(63)는 “혼자 월세방에 살고 있는데 월세가 너무 비싸다”며 “서울에 저렴한 임대주택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초구에 거주하는 한종철씨(25)는 “새로운 시장이 왔으니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솔직히 집값이 좀 안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소소한 바람을 드러냈다. 이밖에 교육 정책 개선을 말한 학부모 이경남씨(49여), 예산 낭비를 줄여달라고 주문한 하재봉씨(60)씨 등 새 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바람은 다양했다.
기대가 큰 만큼 따끔한 충고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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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행정을 하다보면 실적과 성과를 내야 한다는 유혹에 빠져 처음 마음을 잃을 수 있다”며 “당장 실적은 보이지 않아도 시민들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들을 꾸려 나가는 시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창근 시민환경연구소장은 “오 전 시장은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시민단체를 철저히 무시한 면이 있다”며 “박원순 시장은 시민단체와 소통을 해 근거 있는 주장은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주장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시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대학생연합 박자은 의장은 “선거 때만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시민들과 만나고 이야기해 달라"며 ”며 “서울시장 후보 시절 반값 등록금, 생활비 같은 대학생 문제와 관련해 해결을 돕겠다고 한 약속을 꼭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대문구에 사는 김모씨(27여)는 “공약이 추상적이어서 솔직히 믿음이 안가는 게 사실”이라며 “구체적으로 데이터를 제시하고 공약을 실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용산구에 사는 채모씨(61여)는 “서울시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준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소신있는 시정을 펼쳐야 한다”며 “예전에 했던 정책들을 막겠다고만 하지 말고 똑똑하게 운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53.4%라는 투표율만큼이나 기대와 평가가 엇갈리는 박원순 시장이 앞으로 서울시정을 어떻게 꾸려갈지는 시민 사회와의 ‘소통’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