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적용 두고 해석 분분…고교선택제도 찬반 예고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업무에 복귀하면서 교육계가 다시 혼란과 갈등에 휩싸였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두고 곽 교육감과 교육과학기술부가 법리 논쟁을 벌이며 공방에 나섰기 때문이다.
곽 교육감이 고교선택제 개편 등을 재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둘러싼 교육·시민단체 등 교육계 안팎의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학생인권조례 두고 교과부와 줄다리기 = 복귀 첫 날이었던 지난 20일 곽 교육감은 서울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재의 요구를 철회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주 중에 정식으로 조례 공포 절차를 거칠 계획임을 밝혔다.
그러자 교과부는 곽 교육감의 재의요구 철회에 맞서 다시 재의요구를 요청하며 제동걸기에 나섰다. 교과부는 공문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미 재의를 요구했는데도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철회'라는 절차를 이용해 입법절차를 임의로 바꾸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지방교육자치법 제28조에는 '교육감이 교육과학기술부장관으로부터 재의요구를 하도록 요청받은 경우에는 교육위원회 또는 시·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곽 교육감은 교과부의 재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초 조례가 의결된 지 20일 이내에 재의 요구를 하게 돼 있는 점을 들어 재의 요구가 '불가'하다는 것이다.
시교육청과 교과부가 조례 제정 문제를 두고 사상 유례가 없는 공방을 벌이다보니 관련 규정을 해석하는 데에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인 것이다.
교과부는 시교육청이 재의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지방자치법에 따라 직무이행 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곽 교육감이 장관의 요청을 받아들여 재의에 부치더라도 그 결과 시의회에서 재의결되면 교과부 장관은 직접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 조례 집행정지 신청도 가능하다.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을 경우 결국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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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2개 학부모 및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학부모교육시민단체협의회'도 서울중앙지법에 학생인권조례 공포 및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황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역시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조례가 공포되더라도 불복종 운동을 벌이겠다는 방침이다.
◇교육감직 박탈 전 정책 추진 속도 낼 듯 = 곽 교육감이 일단 업무에 복귀하기는 했지만,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에서도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교육감직을 잃게 되기 때문에 '시한부 복귀'라는 평을 받고 있다.
곽 교육감은 1심 판결에서 관련법이 정한 벌금형의 최고 액수인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공직선거법 232조 준용)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경우 2심에서 형이 줄어들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곽 교육감이 "무죄를 입증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만큼 이번 재판은 항소심에 이어 대법원 상고심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이는 한편, 곽 교육감은 교육감직을 유지하는 동안 자신의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이대영 부교육감이 3월 말로 미룬 '고교선택제 수정안'에 대해 "대폭 개선이 필요하다"던 자신의 견해를 적극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또 혁신학교 300개 설립, 무상급식 확대 등 핵심 공약 사항의 추진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3월 1일자로 시행될 서울시교육청의 교원과 교육전문직 인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핵심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측근들을 주요 부서로 재배치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곽 교육감은 최종 판결에서 '무죄'나 100만원 미만의 벌금형을 선고받지 않는 이상 교육감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 경우 교육감 재선거를 통해 어떤 인물이 당선될 지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