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 건 서울시립대 총장

"등록금을 낮춘다고 교육의 질이 떨어져서는 안된다."
지난해 최초로 반값등록금을 이뤄낸 서울시립대학교의 이 건 총장은 '반값등록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반값등록금 시행 후 한 학기를 지낸 시점에 이 총장을 만났다.
이 총장은 "서울시에서 반값등록금 예산을 추가로 받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면서 "적절히 잘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교육의 질'을 강조했다. 등록금이 낮아졌다고 교육의 질이 떨어지면 안된다는 소신이다. 때문에 모든 학교가 일괄적으로 반값등록금을 시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는 "서울시립대의 경우 등록금 인하분을 서울시에서 받기 때문에 교육의 질 저하문제는 없었다"며 "하지만 사립대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등록금 인하 이후 시립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0% 이상이 교육의 질 저하는 없었다고 답했다.
대학원의 반값등록금도 실현하라는 일부 요구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원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며 "대학원 진학은 국가자원 육성과 개인적인 성취도라는 점이 혼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립대의 반값등록금은 공립대학에서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들의 대학교육을 보장하겠다는 상징적 의미인데 이를 대학원에 적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다.
서울시립대는 등록금부터 학생선발제도 등 다양한 대학교육 개혁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 총장이 생각하는 대학교육은 어떤 것일까. 이 총장은 "탐구역량 배양"이라고 답했다. 이 총장은 "이제 지식습득보다 학습역량을 배양해야 한다"며 "필요한 지식을 모아 하나의 완성체로 만들어내는 능력을 대학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적 상황에 맞춰 지식을 재구성하고 소통능력을 배양하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모든 사람이 고도의 탐구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학을 반드시 나와야 한다는 인식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사회가 운영되는 과정에서 대학교육은 선택이지 필수가 아니다"라며 중등교육 과정에서 대학 진학과 직업교육의 길이 나뉘는 독일식 교육을 대안으로 꼽았다.
시립대는 2014학년도 입시부터 해외수상 및 봉사활동 경력, 토익·토플 등 영어성적자료를 받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장은 "입시를 위해 만들어진 스펙의 진위를 대학이 가리기 힘들다"며 "스펙을 보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해보자는 선언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펙을) 보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삼고 충분히 논의한 뒤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시립대 학생들의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사회봉사 교양과목을 정규과목으로 전환했는데 더 강화할 것"이라며 "지난해보다 올해 자발적 참여자가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부터 챙기기 위해 관계기관들과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작 단계에서 완벽한 그림을 그린 뒤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게 이 총장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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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한 이 총장은 하버드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총장은 "시대적 상황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전공을 바꾸게 됐다"며 "특히 교육문제에 관심이 컸고 유학시절 선배의 소개로 사회학을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기가 다소 빠르지만 2011년 5월 취임한 이 총장에게 재임의사를 물었다. "재임하지 않을 겁니다.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는 게 시립대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15년 5월까지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이 총장은 한국사회학회 부회장, 한국정보사회학회 운영이사, 한국인구학회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