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총장'의 '대학 바꾸기'

'간 큰 총장'의 '대학 바꾸기'

부산=윤일선 백진엽 기자
2012.10.24 07:00

[인터뷰]설동근 동명대학교 총장

"동문들이 '동명대학교 출신'이라는 점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여년간 3번의 부산광역시 교육감, 그리고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을 거쳐 지난 6월 동명대 총장을 맡은 설동근 총장(65). 그가 총장직을 수행하자마자 붙은 별명은 '간 큰 총장'이었다.

대학은 학생, 교수, 교직원, 재단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때문에 골치아픈 일도 많다. 때문에 다양한 목소리가 많고 이를 통제하기 어려워 스스로 차단하는 총장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설 총장은 달랐다.

설 총장은 "취임하자마자 방학 중에 각 학과 인사들을 모아서 발전계획을 듣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자리를 세차례 가졌다"며 "다른 총장들은 피하려 했던 것을 스스로 나서서 하다보니 '간 큰 총장'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내가 생각하기에도 '간 큰 총장'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설 총장이 피곤함을 무릅쓰고, '간 큰 총장'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나선 이유는 '변화'를 위해서였다. 그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경쟁력 없는 대학들은 앞으로 명맥을 유지하기도 힘들 것"이라며 "경쟁력은 결국 차별화이고 이를 위해 대학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변화의 중심으로 그가 선택한 것은 산학연계 실용 교육이다. 산업계와 연계해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가장 잘 육성하는 명문대학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설 총장은 최근 지역 산업단지를 방문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파악하는 것으로, 부울경 지역의 선도산업이 무엇인지, 그리고 해당 산업과 연계해 어떤 인재를 육성해야 하는지를 파악중"이라며 "이를 위해 산업현장 방문, 학과개편특성화위원회 운영 등 '실무형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 총장은 설명했다.

이어 "직업의 변화는 매우 빠른데, 대학은 쫓아가고 있지 못하다"며 "그 속도를 맞추기 위해 교육과정 설계를 기업과 함께 하고, 교수와 기업관계자를 묶은 '더블멘토링 제도' 등도 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동명대에는 '의용공학과' '언어치료학과' 등 유망한 특성학과가 있다. 특히 의료기기와 관련된 학문을 배울 수 있는 의용공학과는 의학과 공학의 융합형 학과로 지난해 취업률 100%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학생들의 대학 생활 만족도을 더욱 높이고 향후 취업 및 진로 결정을 밀착 지원하기 위해 '신입생 동기 유발 학기제'도 시행할 예정이다. 내년 3월부터 3주동안 공과대학의 정보통신공학과 컴퓨터공학과 정보보호학과 미디어공학과 자동차공학과와 자율전공학부 신입생들에 대해 시행된다. 리더십 함양 관련특강과 전공 관련특강, 학과별 특성에 맞은 팀프로젝트 수행, 선배와의 이색 만남, 다양한 문화공연 및 체육대회 등으로 운영된다.

설 총장은 "이같은 노력을 통해 동명대를 동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명문대로 키우는 것이 꿈"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보다 치열하게 변해야 한다"며 '청어와 메기'의 이야기를 사례로 들었다. 어부들이 청어를 잡아 도시에 팔려고 했지만 이동중 다 죽어 고민하던 차 청어무리에 메기를 넣었더니 몇마리만 잡아 먹히고 나머지는 싱싱하게 살아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는 "나는 '메기' 역할을 하기 위해 동명대에 왔다"며 "교수들이 자존감을 높이고, 학생들이 우수한 인재가 되고, 동문들이 자랑스러워하기 위해서는 1~2년안에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설 총장은 교수들의 강의를 평가해 전면 공개하는 '강의평가 전면 공개 제도' 시행도 검토중이다.

교육감, 교과부 차관을 거쳐 대학 총장이 된 설 총장의 교육관은 '학생 중심'이었다. 교육개혁 역시 '학생 중심'으로 '교육 현장'에 적합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교육 영역에는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것이 사실이고 이에 따라 많은 정치적 이슈와 민감하게 얽혀 있다"며 "그러나 교육은 가장 정치 중립적이어야 하며, 동시에 학생에 대한 배려가 그 위에 있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교육의 가장 근본적인 목표가 '학생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학생 중심의 교육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며 "교육정책이 만들어지는 곳은 사무실이지만, 실제 시행되는 곳은 학교와 같은 교육 현장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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