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병도 서울대 경영대학 학장

"'경제민주화'에 치중된 사회 분위기를 바로잡아야 한다.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시장의 파이를 키워 혁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경제민주화는 우리 사회의 화두로 자리잡았다. 여야 정치권 모두 "재벌의 경제활동을 규제해 골목상권을 지키겠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오는 25일 공식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기조도 경제민주화에 맞춰져 있다.
이같은 사회 분위기속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이가 있다. 최근 '혁신으로 대한민국을 경영하라'를 출간한 '혁신전도사' 김병도 서울대 경영대학 학장(56·사진)이다.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경제민주화와 복지만을 말하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움직임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책을 쓰게 됐다."
김 학장은 미국과 유럽 선진국의 경제위기에 대해 "성장보다 '나누는 것', 즉 복지에 치중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200년 동안 혁신을 통해 성장한 선진국들이 시장의 파이가 더 커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 복지에 집중하면서 불황을 맞은 것"이라며 "지금 우리나라가 이들 국가의 반대로 간다면 초일류국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복지보다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성장에 집중할 시기라는 것이다.
"지금 대부분 선진국이 복지에 집중하는 진보정권이다. 이런 상황이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선진국들이 '좋은 정신'을 포기할 때 우리가 그 정신을 이어간다면 초일류 국가로 성장이 가능하다."
이같은 '경제적 혁신'을 위해선 무엇보다 대통령의 결단과 의지가 중요하다는 게 김 학장의 생각이다. 그는 "(박근혜 당선인이) 공약했던 것에 너무 매달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대통령은 부(富)를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기는 것보다 전체적인 부를 키우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학장이 규정한 성공적인 혁신의 조건은 자유·보상·존경 등 세 가지다. 다양한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법적·심리적 '자유'와 노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질 때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 다만 그는 아직 우리 사회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의미하는 '존경'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면서 대기업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선진국을 보면 가지고 있는 부가 클수록 기부비율이 더 높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부의 크기와 상관없이 기부비율이 비슷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절대로 대기업을 존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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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학장은 "물론 '존경'은 선진국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라면서도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먼저 기부에 나서는 문화가 정착돼야만 초일류국 도약이 가능하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지난달 22일 서울대 경영대학 학장으로 취임한 그는 경영대를 능동적인 혁신가를 양성하는 곳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안정보다 위험을 감수하는 인재를 길러내고 싶다. 경영대 학생 3명 중 1명은 창업해 한국판 구글, 페이스북을 만들어야 한다. 그게 바로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