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현지시간) 오후.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서울시 대표단이 두바이에서 아부다비로 이동하는 길에 긴급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UAE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에미리트) 중 한곳인 '샤르자(Sharjah)'측에서 "교통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박 시장을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샤르자는 UAE 내에서 아부다비와 두바이에 이어 세 번째 경제규모를 가진 토후국이다.
당초 박 시장은 15조원 규모로 알려진 아부다비와 두바이의 대중교통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번 순방길에 올랐다. '중동진출의 교두보 마련'이라는 목표를 세웠지만 워낙 유럽세가 강한 지역이어서 기대치가 높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예상치 못한 샤르자의 구애(?)에 대표단이 고무된 이유다.
서울시 관계자가 "지역신문에 난 기사를 보고 한국에 있는 지인을 통해 대표단에 연락을 해 올 정도로 열정을 보였다"며 "아부다비나 두바이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시장 진출 가능성에 있어선 오히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박 시장은 20일 아부다비 시내의 한 호텔에서 대중교통 정책을 총괄하는 압둘라 알 자리 샤르자 교통청장과 30여분간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과 압둘라 알 자리 청장은 교통분야 협력을 약속했다. 올해부터 2년간 버스 등 대중교통 시스템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인 샤르자 정부에 서울이 자문을 해주기로 한 것이다. 샤르자측 관련 공무원의 서울방문도 성사됐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박 시장과 함께 세일즈에 나선 한 기업체 관계자는 "초기 컨설팅 단계부터 유럽에서 관여하고 있어 시장 진입이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라도 서울시가 관련 공무원들을 초청해 지속적으로 교류를 확대하고 유럽에 뒤지지 않은 기술력을 홍보한다면 새롭게 나오는 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UAE 순방을 마치며 "성과를 내려고 하면 자세가 바뀔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기업과 협력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는 박 시장의 각오가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