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이라도 '연세춘추' 읽고 판단해 달라"

"한 번이라도 '연세춘추' 읽고 판단해 달라"

서진욱 기자
2013.03.13 10:28

[인터뷰]'존폐위기' 연세춘추, 정세윤 편집국장

↑정세윤 연세춘추 편집국장. ⓒ연세춘추.
↑정세윤 연세춘추 편집국장. ⓒ연세춘추.

"학교가 원하는 '효율적 운영'을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아무 협의없이 '알아서 하라'는 건 부당하다."

창간 78년째를 맞은 연세대 학보 '연세춘추'가 존폐 위기에 처했다. 올해부터 학보구독료가 일괄징수에서 선택납부로 바뀌면서 예산총액이 지난해의 30% 수준으로 줄어든 것. 학교는 인쇄비만 지원해 주겠다고 통보했다. 지난 11일 연세춘추는 학교의 정책에 항의하는 뜻으로 1면을 백지로 만든 호외판을 냈다.

정세윤 연세춘추 편집국장(20·사진)은 "당장 이번 학기부터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방학 중 구상했던 발행계획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정 국장은 "학교가 지난 4일에서야 지원 규모를 통보해 대책을 세울 시간마저 부족했다"며 "수년 전부터 연세춘추의 재정상황은 간신히 적자를 면할 정도로 악화돼 왔다"고 말했다.

이번 학기에 연세춘추를 구독하겠다는 학생은 전체의 19%에 불과했다. 신촌캠퍼스 등록 학생 중 신입생 47%, 재학생 12%만이 구독료를 납부한 것. 올해부터 구독료 납부가 선택으로 바뀌면서 학생 1인당 구독료가 5900원에서 6700원으로 14% 인상됐다. 정 국장은 "지난 1996년부터 17년간 5900원으로 동결됐다가 이번에 처음 인상된 것"이라며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해가 갈수록 연세춘추의 재정상황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매거진, 애플리케이션, 교환학생 정보 기획기사 등 학생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했지만 예산이 부족해 실행이 불가능하다. 학교는 먼저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원을 한 뒤 '효율적 운영'을 요구해야 한다."

연세춘추는 안정적 재정기반을 확립하기 위해 구독률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을 강구하고 있다. 정 국장은 "구독률이 20%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은 학생들의 냉담한 반응을 대변한다"며 "연세춘추에 대한 학생들의 시각이 좋지 않은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수를 줄이거나 기부금을 모으는 방안도 있지만 단기적 대책일 뿐"이라며 "장기적으로 연세춘추가 살아남으려면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 국장은 "'어용언론'이라는 일각의 비난은 오해"라며 "그 동안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했기 때문에 학교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발 단 한 번만 연세춘추를 읽어보고 판단했으면 좋겠다. 연세춘추는 충분한 존재가치를 가진 언론이다."

연세대는 "지원해주고 싶지만 돈이 없다"면서 연세춘추에 대한 추가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대학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연세대의 2011 회계연도 미사용차기이월자금(지출하지 않아 다음 회계연도로 넘기는 돈)은 51억원이며, 현재 적립금은 455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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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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