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네팔 카트만두 세종학당, 장무 셰르파씨

"식당을 운영할 때와 비교한다면 버는 돈은 훨씬 적지만 네팔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지금이 더 행복합니다."
네팔 카트만두 세종학당에서 한국어강사로 일하고 있는 장무 셰르파씨(30·사진)는 4년 전만 해도 에베레스트산 초입에서 식당을 운영하면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 그를 '배움의 길'로 이끈 사람은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던 한국인 스님이었다.
셰르파씨는 "등반안내인(셰르파)으로 일하던 남편이 우연한 기회에 영봉스님을 만나 한국어를 배우게 됐다"며 "영봉스님이 무료로 한국어를 알려주는 학당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식당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어 "1년 먼저 한국어를 배운 남편이 한국어를 훨씬 더 잘한다"고 귀뜸했다.
셰르파씨 부부와 한국어의 만남을 주선한 영봉스님은 26년째 히말라야를 오르며 수행을 하고 있는 '히말라야 수행자'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네팔한인회 제6대 회장을 맡고 있다.
운명처럼 다가온 한국어 공부가 처음부터 쉬웠던 건 아니다. 셰르파씨는 "한자로 된 단어의 뜻을 이해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며 "또 한글은 발음과 표기가 다르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갖은 노력 끝에 셰르파씨는 자음과 모음을 가르치는 기초반 강사가 됐다. 그는 "세종학당에서도 월급을 주지만 식당을 운영할 때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면서도 "그래도 한국어를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
"가르치는 것보다는 배우는 게 덜 어려워요. 더 열심히 배워서 꼭 세종학당의 정식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2008년 문을 연 카트만두 세종학당은 지금까지 2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한국어 교사는 7명으로 모두 네팔인이다. 셰르파씨는 "한국 산악인들 덕분에 네팔 사람들이 식당, 가게 등을 운영하며 살아갈 수 있다"며 "네팔 현지에서 한국인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셰르파씨를 비롯한 전 세계 43개국 세종학당 외국인 학습자 174명은 지난 4일부터 열린 '한국어·한국문화 체험 한마당'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학습형 및 체험형 연수를 받고, 국립중앙박물관과 창덕궁 등을 찾아 역사·문화 탐방활동을 펼친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세종학당재단과 이화여대가 공동 주관한다.
셰르파씨는 "무료로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며 "행사가 끝난 뒤 돌아가 더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학생들을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