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육부, 대입시스템 입찰업체 '불공정 서약서' 요구

단독 교육부, 대입시스템 입찰업체 '불공정 서약서' 요구

서진욱 기자
2013.11.06 10:37

사업 지연 및 중단에 대한 이의제기 않겠다는 내용

교육당국이 '대입전형 종합지원시스템' 개발용역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에게 사업 지연 및 중단에 따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5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민간업체들이 입찰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낸 직후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측에서 사업 지연 및 중단에 따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제출을 요구했다"며 "만약 이 부분에 대해 이의가 있다면 공문으로 보내달라고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은 서약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업체들에겐 향후 손실을 보상받을 수 없는 불리한 내용이지만, 심사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

교육당국에서 추진 중인 대입전형 종합지원시스템은 공통원서접수 처리를 기반으로 대입정보 제공, 중복 등록자 검증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대교협은 지난달 18일 입찰을 마감하고 이달 초 개발업체 선정을 마칠 계획이었으나, 지난달 15일 민간 원서접수업체들이 서울남부지법에 입찰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관련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대교협 관계자는 "서약서 관련 내용은 교육부에 확인해야 한다"며 "당시 출장을 떠나 서약서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육부 대학지원실 대입제도과 관계자는 "재판이 진행 중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며 "이번 사업과 관련된 내용은 모두 재판과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제안서 평가 항목 중 업계의 상황과 동떨어진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량적 평가 중 '공공분야 구축경험(8점)'의 경우 '100억원 이상의 시스템통합사업(SI) 구축 실적'이 있어야만 최고점을 받을 수 있는데, 이만한 사업을 수주한 경험이 있는 중소기업은 없다는 것. 이번 입찰에는 매출 8000억원 이상인 대기업은 참여할 수 없다.

또 정량적 평가 중 '프로젝트매니저(PM)의 적정성(5점)'은 △100억원 이상의 SI의 PM 실적(전체사업 100% 투입) △공고일 기준 제안사에 1개월 이상 근무하고 있는 자만 인정 등 기준을 명시하고 있는데, 사실상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내용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교육당국이 밀어주려 한 업체가 어디인지 다 알고 있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대교협 내부평가가 아닌 조달청 평가로 넘겨 달라고 이의를 제기한 업체들이 많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PM은 사업 진행을 위해 조직된 프로젝트팀과 사업 계획을 종합적으로 운용해 나가는 책임자를 말한다.

이에 대해 대교협 관계자는 "입시와 관련된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교육부 권고를 받아 내부평가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사업 실적 및 PM 등 조건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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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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