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파업 8일째, 지하철이 감축운행에 돌입한다는 소식에도 열차 안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시민들이 혼잡을 우려해 출근시간을 앞당기거나 버스, 택시 등 다른 교통편을 찾은 영향으로 보인다.
16일 아침 7시30분. 코레일이 출퇴근 시간을 피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열차운행을 감축한다고 밝히면서 지하철에서 당장 큰 불편이 빚어지진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위험이나 불편에 대한 우려는 곳곳에서 감지됐다.
이날 출근 시간대 1호선 열차는 2분45초 정도의 운행 간격을 유지했다. 감축 시간대에는 열차가 평소보다 30초~1분20초 정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출근 시간대는 정상적으로 운행된 것.
1호선 신도림역은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신도림역 안내요원 박모씨(61)는 "오늘 조금 출근 이용객이 줄어든 듯하다"며 "일하는 사람들끼리 새 주를 맞는 월요일인데 좀 한가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출근하던 조모씨(50)도 "평소보다 조금 늦게 신도림역에 도착했는데 보통 때와 비슷하거나 조금 이용객이 줄어든 기분"이라고 말했다.
1호선 소요산 방면으로 향하는 열차 안도 이날 아침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학교를 가기 위해 열차에 탑승한 정모씨(23)는 "매일 1호선을 이용하는데 아직 실제 불편을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KTX를 타고 오송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장모씨(36)도 "공무원 전세 열차를 이용해서 아직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역무원들도 아직까지 큰 불편은 없다는 분위기다. 종로5가역 안내데스크에서 일하는 한 역무원은 "1호선이 잇따라 고장 등 지연 운행이 있었지만 이용객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왕십리에서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정모씨(37)는 "출근길이 혹시나 '지옥철'이 될까봐 평소보다 더 일찍 나왔는데 열차에 사람이 평소보다 1.5배 정도 많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감축운행에 따른 '우려'가 출근시간대를 분산시킨 효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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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서 서울역으로 출근하는 김모씨(39)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니다가 택시를 탔는데 차를 가지고 나온 사람들이 많은지 길이 좀 막혔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당장 이날 출퇴근 불편보다는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사고위험이 높아지는 등 앞으로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조모씨(50)는 "겨울에 도로는 빙판이 생기는 등 위험해져서 지하철 출근길이 중요한데 파업 등 여파로 사고 영향이 이어져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출근 중이던 한모씨(53)도 "파업이 길어지면서 사고가 늘어나는 것이 걱정"이라며 "특히 대체인력이 수습인력인 점 등이 걱정인데 마땅한 교통대안이 없어 지금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불안해했다.
지모씨(26)도 대체인력으로 업무숙련도가 떨어지는 대학생을 투입한 점을 지적했다. 지씨는 "코레일의 안일한 안전의식을 드러낸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일산에 사는 양모씨(27)는 "수원을 자주 가는데 지난 주 수원역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차가 한 시간에 한대뿐이라 용산역을 이용했다"며 "감축 운행이 확대되면 다른 이동 수단을 고민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1호선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모씨(33)는 "지난 14일 종로5가역에서 약속이 있었는데 친구들 모두 1호선 배차간격을 못 믿겠다며 2호선이나 4호선 역에서 내려 버스로 환승해 왔다"고 전했다.
감축운행은 없다던 코레일이 결국 감축에 나선 데 대한 비판도 있었다. 직장인 서모씨(28)는 "감축운행을 안한다고 해놓고 하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혼란을 유도해서 파업 명분을 없애려는 의도는 아닐지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코레일은 이번 주부터 새마을·무궁화호뿐만 아니라 KTX와 전동열차까지 감축운행키로 했다. 수도권 전동열차는 이날부터 주중 2109회에서 1931회로 178회(8.4%) 운행횟수를 줄이고, KTX는 17일부터 주중 200회에서 176회로(12% 감소), 주말(토) 232회에서 208회로 24회 감축운행된다.
또 이날부터 일반열차 중 무궁화호는 10회 감축, 누리로를 12회 증편 운행되며 화물열차는 6편 증편 운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