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교육의원총회 최홍이 의장

한국교육의원총회를 이끌고 있는 최홍이 의장(사진·서울시 교육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교육의원 일몰제 폐지를 촉구하며 삭발을 단행했다. 올해 일흔둘인 최 의장은 의미를 담은 삭발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국회가 교육의원을 없애려는 건 자신들의 정치적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다. 24년간 이어져 왔던 교육자치를 하루 아침에 없애버리고 교육을 지역정치에 예속시킨다면 교육은 황폐화될 수밖에 없다."
최 의장은 교육의원이 없는 상태에서 시·도의원들만으로 교육 관련 의정활동이 이뤄질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경력이 없는 비전문가가 교육을 다루는 건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이 의료행위를 하는 것과 같다"며 "교육정책 추진과 학교폭력, 사교육 등 교육문제 해결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회가 교육의원 폐지를 강행할 경우 해당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낙선운동을 펼치겠다는 의사도 내비췄다. 최 의장은 "일몰제 폐지에 반대했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낙선운동을 펼칠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들의 지역구 시·도의원들부터 당선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게 교육계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 의장을 포함한 서울시 교육의원 5명(김영수·김형태·최보선·한학수)은 17일 의원직을 사퇴했다. 서울을 시작으로 제주를 제외한 교육의원들이 차례로 의원직 사퇴를 선언할 계획이다. 제주의 경우 지방교육자치법이 아닌 제주특별자치도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교육의원 제도가 그대로 유지된다.
"오죽했으면 이런 극단적인 방법까지 썼겠나. 교육의원 폐지를 막기 위해 마지막 수단까지 동원한 것이다."
-정치권에서 교육의원 제도를 없애려고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국회의원들이 '텃밭 넓히기'를 하려는 것이다. 시·도의원들이 교육위원회에서 들어와 보니, 예산도 상당하고 지역에서 정치력을 다지는 데에도 좋으니까 자기들이 하겠다는 거다. 교육을 지방정치에 예속시키면 정치권의 영역이 넓어지는 게 아니겠냐.
-교육의원이 폐지되면 어떤 부작용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는가.
▶교육과정·교육평가·교수학습지도 등 수많은 교육 관련 의정활동은 다년간의 경력과 교육전공이 아니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시·도의원들의 주관심사는 시설예산 챙기기다. 교육예산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지역구 챙기기, 전시성 등으로 예산이 지출되면 교육정책 예산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교육의 황폐화'가 불 보듯 뻔하다. 교육의원들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예산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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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원 폐지를 강행한다면 교사들의 정치참여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일몰제가 유지되는 최악의 경우 교사들의 정치참여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젊고 유능한 교사들이 시·도의회에서 들어가 의정활동을 하고 난 뒤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왜 교수는 되는데 유치원과 초·중·고교(유초중고) 교사들은 안 되냐. 명백한 차별이다. 거칠게 표현하면 재주는 유초중고 교사들이 넘고 실속은 교수들이 챙기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교육의원 활동에 대해 알려진 게 없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교육감, 교육의원 직선제를 단 한 번 치렀을 뿐이다.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되다 보니 교육의원 선거가 묻힌 경향이 있다. 이번에 지방교육자치법 개정 촉구 운동에 동참한 단체가 67개에 달한 것을 보면 교육의원에 대한 인지도가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학부모들이 교육의원의 필요성에 대해 체감하고 있다. 계속 선거를 치르게 되면 교육의원의 역할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다.
-교육감들은 교육의원 일몰제 폐지 운동에 동참하고 않고 있다.
▶사실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에 따른 가장 큰 수혜자는 교육감들이다. 이미 교육감 후보의 교육경력 요건은 다음 선거부터 되살아나게 되지 않았나. 전국교육감협의회에 수차례 "함께 행동하자"는 연락을 취했지만, 교육감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말만 교육자치지 중앙집권제인 것. 지역교육의 수장이라면 교육자치 수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모 교육감의 "교육의원들은 귀찮은 존재"라는 발언에서 알 수 있듯, 일부 교육감들은 자신들의 견제세력인 교육의원들이 사라지길 바라는 것 같다.
-6·4 지방선거와 함께 교육감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어떤 인물이 교육감으로 선출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현재 교육감 17명 중 8명이 교수 출신이다. 이들은 유치원과 초중등 교육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더 이상은 교수 출신이 유초중고 교육을 관장하는 자리에 와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교수 출신 교육감들은 자신이 연구했던 내용들을 자꾸만 학교현장에 적용하려고 한다. 유초중고 교육은 학문의 실험장이 아니다.
-서울시교육감 출마 예상후보로 꼽히고 있다.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
▶교육의원총회 의장으로서 교육자치의 기반을 세운 뒤 주변의 출마 요구에 대해 고려해 보겠다. 지금은 교육의원을 지켜내는 데 집중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