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교육청, 급식재료업체 기준 강화하려다 '철회'

[단독]서울교육청, 급식재료업체 기준 강화하려다 '철회'

서진욱 기자
2014.04.0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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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업체 특혜, 학교자율권 침해 반발 탓… "강제성 띤 지침으로 오해해 생긴 일"

/사진=서진욱 기자.
/사진=서진욱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업체의 입찰 참가자격을 강화할 것을 권장하는 안내서를 배포했다가, 단위학교와 공급업체들의 반발에 부딪쳐 철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5일 시내 초·중·고교에 배포했던 '식재료 공급업체 입찰 참가자격 기준 강화 업무 매뉴얼'을 9일 뒤인 14일 철회했다고 4일 밝혔다.

시교육청 해당 매뉴얼 철회를 알리는 공문에서 "자료의 일부 내용이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부분과 과도한 제한으로 학교자율권을 침해하는 민원이 발생되고 있음에 따라 전면 철회한다"며 "4월부터는 학교별 자율적으로 우수한 업체를 선정해 학교급식 운영에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고 알렸다.

이 매뉴얼은 '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eaT)'을 통해 소액수의 견적입찰(가격 외 추가 조건을 제안할 수 있는 수의계약 방식)을 진행할 때, 공급업체의 입찰 참가자격을 강화해 식재료의 안전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올해부터 시교육청이 친환경유통센터보다는 eaT를 통한 식재료 구매를 독려하자 "식재료 안전성 저하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매뉴얼 배포를 통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도 담겼다.

매뉴얼은 납품업체 자격기준안을 식재료별로 구분해 제시하고 있다. 농산물 납품업체의 경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친환경취급자인증을 2개 품목 이상 받은 업체', '학교가 지정한 품목에 대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농산물우수관리 인증(GAP) 농산물을 납품할 수 있는 업체' 등 기준이 제시됐다. 김치류 남품업체에 대한 기준은 '배추김치와 기타김치에 대해 식품의역품안전처의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을 모두 받은 업체', '한국식품연구원의 전통식품품질인증을 5개 품목 이상 받은 업체' 등이다.

하지만 시교육청이 배포한 매뉴얼은 단위학교와 공급업체들의 반발에 부딪쳐 9일 만에 전면 철회됐다. 공급업체들은 과도한 제한일 뿐 아니라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라는 이유로 반발했고, 단위학교에서도 학교자율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단위학교에서 해당 매뉴얼을 강제성을 띤 지침으로 오해하는 문제가 빚어져 철회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단위학교에서 반드시 따라야 하는 지침으로 생각할 경우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서 철회하게 됐다"며 "(매뉴얼 배포 이후) 학교 자체적으로도 잘 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식재료 구매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해야 한다"며 "교육청에서 정한 기준은 따로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부터 eaT를 통해 식재료를 구매하는 사례가 대폭 늘어나면서 식재료 안전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aT의 경우 최소 자격기준만 갖추면 어떤 업체라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고, 업체 및 식재료 상태 등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영양교사 A씨는 "eaT를 통해 식재료를 구매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품질이 의심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단위학교 입장에서는 업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A씨는 "친환경유통센터는 공인된 기관에서 품질 보증을 해 주는 장점이 있었다"며 "수의계약 기준이 바뀌면서 학생 수가 700명 이상인 학교들은 친환경유통센터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초·중학교의 학교급식 친환경농산물 권장 사용비율을 50% 이상으로 줄이고, 1인견적 수의계약 범위를 업체 구분 없이 1000만원 이하로 통일했다. 이에 따라 친환경유통센터 이용률은 1년 만에 급감했다. 서울시의회 민주당이 지난 2월 밝힌 자료에 따르면 당시 친환경유통센터를 이용하는 학교비율은 3%로(39개교)로 지난해 66%(867개교)에 비해 22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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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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