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흥주점에서 수천만원 혈세 탕진한 '국립대병원'

[단독] 유흥주점에서 수천만원 혈세 탕진한 '국립대병원'

이정혁 기자
2014.09.05 13:40

전북대병원·강원대병원, 교육부 종합감사서 총 55건 지적

일부 국립대병원이 의료수익 적자가 증가한데다 당기순이익까지 급감했는데도 유흥주점에 수천만원을 탕진하거나 특별상여금 잔치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의료기관으로써 국민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국립대병원의 '모럴헤저드(도덕적해이)'가 도를 넘어선 것이 드러난 만큼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일 머니투데이가 교육부로부터 입수한 '전북대병원 및 강원대병원 종합감사 결과 및 처분내용'을 보면, 지방에서 내로라하는 국립대에서 내세운 병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실·방만 운영의 전형이 그대로 드러났다.

실제로 전북대병원은 노래방이나 유흥주점 등에서 법인카드로 총 1058만원을 사용했다. 토·일요일 비정상 시간대에도 무려 237건에 걸쳐 모두 3013만원이나 썼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전북대병원은 '제식구'를 위해서는 수십억 원의 예산을 마음껏 집행했다. 대학생 자녀 등록금 5억원 가량(258명분)을 부당하게 주는가 하면, 병원 직원이나 배우자, 직계가족 외에도 전북대 교직원 등에게 최근 3년간 진료비 23억7155만원을 선심 쓰듯 감면해줬다.

또 전북대병원 외과 조교수 등 2명은 연구비 2400만원을 이중수령하고, 소화기 내과 교수 등 2명은 상급자에게 보고도 하지 않은 상태로 자신의 가족을 '연구보조원'으로 참여시켜 4000만원의 연구수당을 따가는 등 '국가공무원'으로서 비양심적인 모습을 보였다.

강원대병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병원업무와 관련이 없는 병원장 부인에게 수십만원에 달하는 여비를 지급하거나 정년퇴직자 7명에게 '행운의 열쇠(금 5돈)'를 선물했다.

신경외과 조교수 등 2명은 연구비 명목으로 2750만원을 타가기만 하고 연구결과물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 외에도 병원장 등 8명의 보직자에게 보수규정에 반영하지 않은 수당 3억2177만원을 '선택진료운영비'란 명목으로 사실상 급여로 집행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이들 전·현직 병원장 등 관련자에게 경고나 주의 처분을 내리고, 부당하게 집행된 예산에 대해서는 회수조치 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하반기(7~11월)에 이들 병원을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해 예산·회계 등 전 분야에 걸쳐 총 55건을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대 의대의 한 교수는 "국립대병원이 대학으로부터 독립이 됐는데도 과거 부속병원 시절의 티를 벗지 못해 이런 부조리가 횡행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교육부 외에는 통제할 기관이 없기 때문에 다시 대학에 편입까지는 아니더라도 대학이 일부 통제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개방을 통해 전문화된 경영체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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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이정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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