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해외마케터,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이유

잘 나가던 해외마케터,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이유

이정혁 기자
2015.02.05 06:15

[인터뷰] 국제환경 NGO '그린크로스' 한국지부 설립한 문귀호 씨

국제환경NGO인 '그린크로스' 한국지부 설립한 문귀호 씨.
국제환경NGO인 '그린크로스' 한국지부 설립한 문귀호 씨.

"잘나가던 해외마케터 자리를 박차고 NGO(비정부기구)를 공부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선 다들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어요. 비록 불혹도 넘기고 아직 이 분야에선 아마추어일지는 몰라도 국제환경통으로 우뚝 서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09학번'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문귀호(47) 씨는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에서 열정적인 환경운동가로 통한다.

그가 이런 평판을 받는 데는 무엇보다 '그린크로스'라는 세계적인 국제환경NGO의 한국지부 설립을 직접 이끌어 낸 영향이 크다. 이 단체는 1993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이 설립한 환경NGO로 UN경제사회이사회의 최상위인 '포괄적 협의지위(General Consultative Status)'를 받았다.

문 씨가 단순히 해외에서 알아주는 NGO를 국내에 들여와 유명세를 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민물 관련 세계 최초의 국제 협약인 'UN 다국적 수로 협약'의 한국 비준을 그동안 꾸준히 추진한 결과, 지난해 12월엔 국회의원들이 정부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하는 성과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내로라하는 외고를 나와 영국 대학에서 인테리어 건축을 전공하고 전 세계 30개국을 돌며 대형 국제회의 기획·연출을 맡은 소위 '엘리트'가 어쩌다 환경NGO 바닥에 뛰어들었을까.

이 같은 물음에 문 씨는 "2007년인가요. 하이브리드카 프로모션 기획을 요청받아 시장조사를 하다가 마침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헐리우드 스타들이 이 친환경 자동차를 타고 오는 걸 봤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NGO활동과 효과적인 마케팅이 만나면 대중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점에 주목했죠."라고 결단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결국 그는 경희사이버대 NGO학과의 문을 두드렸고 늦깎이로 두 번째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학사모를 쓴 이후에야 NGO활동에 몸담아 횟수로 따지면 8년에 불과하지만 그린크로스 코리아 설립과 초등학생 10만 명을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 등 그간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왔다고 자부한다.

특히 그는 국제 어린이 환경 교육 활동의 일환으로 2011년부터 전개해 온 '전국 초등학생 녹색생활실천 일기쓰기대회'에 대한 애착이 크다. 이는 초등학생 1~6학년 학생 약 10만 명에게 녹색생활실천 가이드북과 일기장을 배포한 후 가이드북의 실천사항에 맞춰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으로, 국회의장상, 환경부 및 교육부, 산업부 장관상, 시·도교육감상, 환경관련 정부기관장상 등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학생들에게 상을 수여하며 '그린크로스'의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은 문 씨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밝은 표정이나 여유는 잃지 않았다. 그는 뒤늦게 환경NGO에 빠진 만큼 제대로 공부해 NGO학 교수로 강단에 서고, 더 길게는 그린크로스 본부의 대표가 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보통 40줄이 넘어가면 안정적인 생활에 만족하며 노후를 준비한다고들 해요. 전 그것도 좋지만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NGO에 푹 빠졌네요. 제 전공인 마케팅과 환경운동을 융합해 지금처럼만 하면 언젠간 국제환경외교전문가로 다시 인터뷰할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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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이정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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