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주의 뿌리 뽑는 '무크'를 아십니까"

"학벌주의 뿌리 뽑는 '무크'를 아십니까"

이정혁 기자
2015.02.12 06:04

[인터뷰]김형률 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교수

"'무크(Massive Open Online Course·MOOC)'는 인류의 문자 창제와 견줄 만큼 그야말로 지식전달 혁명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대학간판을 지독하게 따지는 학벌주의 병폐가 만연한 사회일수록 인터넷을 통해 강의공개 붐이 일어날 필요가 있어요. 꼭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하버드대와 같은 세계 명문대의 강의를 누구나 접할 수 있게끔 첨병 역할을 제대로 해볼 생각입니다."

김형률 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무크는 Democratization of education, 전 세계를 막론하고 '교육 민주화'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연신 강조했다.

그가 이처럼 인터뷰 내내 힘줘 말한 무크는 지난 2012년 미국에서 진수한 온라인 대중 공개강좌다. 코세라(Coursera)와 에덱스(edX), 유다시티(Udacity)가 '세계 3대 무크 서비스'로 아이비리그는 물론, 유럽에서 내로라하는 상아탑의 다양한 강의를 한 곳에 모아둔 '정수'로 보면 된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들이 선보인 코세라에는 현재 940개 강좌, 무려 1120만 명의 수강생을 자랑한다.

해외의 유명세와 달리 국내에선 아직 생소하지만 김 교수는 지난해 4월 '숙명여대 디지털휴마니티즈센터'를 세워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실제로 그의 강의를 듣는 숙대생들은 여기에 접속해 세계 석학들의 강의를 수시로 듣는다. 김 교수는 숙대생이라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학사모를 쓰기 전까지 5학점을 이수토록 한다는 구상까지 세웠다.

그는 "무크는 단순히 컴퓨터 앞에서 강의만 듣는 게 아니라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토론이나 채점 등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e-러닝과 확실히 다르다"며 "스마트기기 보급과 맞물린 쌍방향 학습인 만큼 학생들의 성취도가 떨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찬양을 이어갔다.

김 교수는 특히 무크가 현 정부의 기조인 '학벌보다 능력 중심의 사회'와 일맥상통한다고 봤다. 세계 명문대의 수준 높은 강의 공개가 일상화되면 대학 진학률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는데다 이런 사회흐름에 따라 대학간판이 아닌 '지성인'이 대우받는 분위기에 힘을 보탠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처럼 일정 학점 이상의 무크를 들었다는 '인증서'를 곳곳에서 인정하는 토대가 선행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캘리포니아와 일부 주에선 무크 학점이 대학입시와 채용시장에서 활발하게 쓰인다고.

그는 "멀지 않은 미래에 대학의 무게 중심이 학부에서 평생교육으로 이동할 것"이라면서 "결국 대학의 변화도 불가피해 우리 사회도 '어디 대학 나왔느냐'에 집착하는 것에서 벗어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무크에 거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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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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