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자취방 구하기 대란'…학생들 직접 나섰다

대학가 '자취방 구하기 대란'…학생들 직접 나섰다

이진호 기자
2015.02.1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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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서비스, 중개료 할인 등 학생자치 '맞춤형 어드바이스' 꿈틀

서울 흑석동 중앙대학교 인근에서 자취방을 구하는 학생이 벽에 붙어있는 원룸과 하숙집 전단지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서울 흑석동 중앙대학교 인근에서 자취방을 구하는 학생이 벽에 붙어있는 원룸과 하숙집 전단지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성균관대에 다니는 이현정씨(24)는 대학교 입학식의 기억이 없다. 입학식 당일 부모님과 함께 자취방을 구하러 동분서주 했기 때문. 새내기를 위해 당연히 준비돼 있을 거라 믿은 기숙사는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고, 이씨는 아직도 겨울만 되면 집구하기 생각에 골치가 아프다고 말한다.

새학기를 앞둔 지금, 대학가는 자취방 구하기 대란 분위기다. 매년 반복되는 주거난에 학생들의 마음은 지칠대로 지쳐 있고, 해결책에 대한 요구도 높아졌다. 이에 최근에는 학생들 스스로 뭉쳐 대응에 나서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좋은 보금자리 구하기 활동이 펼쳐지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 전문가들은 이런 움직임이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높은 가격에 학생들 심적·물적 '피폐' =2월은 새학기를 맞아 자취하는 대학생들의 이동이 활발한 시기다. 하지만 턱없이 높은 가격으로 학생들의 부담이 상당하다.

연세대와 홍익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다수의 대학이 몰려있는 마포구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대학가 원룸은) 지역편차를 비교해도 비싼 편"이라며 "항상 수요가 있기 때문에 시세가 올라가면 올라갔지 내려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신촌 소나무부동산의 김진학 플래너는 "지방에서 올라오는 학생들이 느끼기에 특히 대학가 원룸 시세는 높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며 "같은 비용으로 지방과 비교해 턱없이 작은 평수의 방밖에 구할 수 없어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혼란이 크다"고 전했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대학생 원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월세 거주 대학생 1006명의 월세와 전세 평균 보증금은 각각 1418만원과 5676만원, 한 달 평균 월세지출은 42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17.8%만이 본인 소득(아르바이트 등)으로 집세를 충당하며 72.2%는 전세 및 월세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돼 집구하기가 대학생들에게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달팽이 유니온 세입자네트워크팀 최지희씨는 "원룸의 높은 가격에 좌절한 학생들이 보증금이 없는 하숙으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며 "대학가 집세는 뭔가 하나의 (가격)선이 정해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앞에서 1년간 자취를 했던 조모씨는 "학교에서 가까운 거리의 원룸은 항상 가격이 비싸다"며 "결국 싼 곳을 찾아 학교에서 먼 지역으로 이사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 스스로 해결책 찾기 나서 =최근에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대학생들이 스스로 팔을 걷어 붙였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지난해부터 '집보샘' 프로젝트를 구성, 신학기 방구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 주거권 단체 '민달팽이 유니온'과 함께하는 이 프로젝트는 본래 총학생회실에서 진행됐지만 좀 더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학교 근처 카페로 자리를 잡아, 자취방을 구하는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끔 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집보샘' 프로젝트를 구성, 원룸 구하기에 지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사진제공=연세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연세대 총학생회는 '집보샘' 프로젝트를 구성, 원룸 구하기에 지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사진제공=연세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연세대 총학생회 관계자와 민달팽이 유니온의 부동산 전문 교육을 받은 활동가들은 이곳에서 △좋은 원룸 구하는 요령 △부동산 계약관련 지식 △함께 집보러 가주기 등 다양한 서비스와 각종 대학생 주거정보 아카이빙을 통해 편리하게 집을 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세입자를 보호하는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의무적으로 작성하는 '착한 부동산'과의 연계를 통해 혹여 당할 수 있는 법적분쟁의 소지도 줄였다.

배철윤 연세대 총학 주거생활국장은 "새내기의 경우 부동산 관련 지식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며 "막막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프로젝트를 꾸렸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다른 학교들도 속속 이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서강대는 '총학생회 MATE와 함께하는 좋은집 구하기' 서비스를 통해 제휴 부동산을 거칠 경우 중개료를 할인해 주고 있다. 학생들의 자구적 노력이 서서히 퍼져나가고 있는 것.

최지희씨는 "여러 대학교의 총학생회가 이러한 움직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다른 대학과의 연계 계획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학생들의 움직임에 동감하는 한편, 학생들의 지혜로운 이사전략을 주문했다.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학생사회 중심의 주거 서비스는 정보공유가 활발히 되는 게 장점"이라며 "지역의 특성을 잘 아는 사람들의 조언이라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행복주택이나 학생들을 위한 정부지원이 많이 나와 있다"며 "세부적인 조건을 확인해 혜택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진학 플래너는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비성수기인 4월에서 5월 사이에 집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계약만료 1~2달 전부터 주변 시세나 정보 등을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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