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당시 선제적 전원차단, 재가동 위한 테스트 필요
분진제거 과정도 지연 원인… 오늘부터 대구 이전 본격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 닷새째인 30일 정부가 마비된 전산망 복구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전체 복구율은 아직 10%대에 머문다. 국민 일상과 직접 연관된 우체국 금융·택배와 정부24 등 민원서비스 정상화로 한숨은 돌렸지만 여전히 일선 민원·행정업무 현장에선 불편과 혼란이 이어진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중단됐던 647개 시스템 중 95개(약 14.6%)가 복구됐다. 이 중 이용자 수가 많고 파급력이 큰 1등급 시스템 38개 가운데 20개(52.6%·오후 2시 기준)가 정상화됐다. 정부와 국정자원 등 관계기관이 밤낮없는 복구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556개에 달하는 업무시스템은 여전히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현재 공무원 130명과 유지관리사업 인력 574명 총 704명을 투입해 시스템 정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화재 나흘째였던 전날 오전 7시 기준 45개 시스템을 복구했고 밤 10시에는 81개로 늘었으나 30일 오후 2시(91개)까지 10개 시스템만 추가 복구됐다. 2022년 10월 카카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2023년 11월 행정전산망 마비사태 때와 비교해 시스템 정상화 속도가 훨씬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재가 발생한 5층의 7-1전산실(96개 시스템)은 전소됐지만 2~4층 1~6전산실과 5층 7·8전산실에서 관리한 나머지 551개 시스템은 피해확산을 막기 위해 국정자원에서 선제적으로 전원을 차단해 서비스가 중단됐다.
정부는 이들 시스템의 재가동 과정에서 화재로 인한 간접피해 등 복합적인 검증과정이 필요해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재용 국정자원 원장은 "사고 발생 당시 절차 없이 전원차단이 이뤄져 일부 부품손상이 발생했을 수 있고 열·연기에 민감한 장비 특성상 검증과정이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전원을 껐다 켰다고 시스템 재가동이 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품이 고장 났을 경우 교체 후 재조립에 가까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데다 교체 후에도 연결된 다른 부품들과의 정합성 테스트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전체 시스템 정상화에 상당한 시간과 인력,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박기웅 세종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파손되기 전 상황으로 되돌리는 정상화를 위해선 시스템 정합성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데 시스템 개수가 많아질수록 경우의 수도 늘어 테스트에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이 시작된 곳은 아니지만 5층 7·8전산실의 경우 화재에 따른 분진제거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도 복구가 늦어지는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는 10월12일까지 분진제거 작업을 완료하고 시스템 복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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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밤낮없이 복구노력을 하고 있지만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복구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므로 속도감 있게 복구를 앞당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윤 장관은 서울중앙우체국과 보문동주민센터를 방문해 금융·우편·택배서비스와 민원처리 현장을 점검했다.
정부는 이번 화재로 전소한 대전 국정자원 5층 7-1전산실의 96개 업무시스템의 경우 약 한 달 후 복구를 목표로 빠르면 10월1일부터 대구센터 이전·재설치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