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망치게 할 셈인가" 반도체 산단 이전론에 이상일 용인시장 발끈

"나라 망치게 할 셈인가" 반도체 산단 이전론에 이상일 용인시장 발끈

경기=이민호 기자
2025.12.31 13:08

"전북지사 노린 선거용 선동" 직격탄… 침묵하는 김동연 향해선 "도대체 어디 계시나"
"中 996·TSMC 70시간 뛰는데 우린 족쇄"… 생존 위해 'R&D 주 52시간' 철폐해야

이상일 용인시장이 31일 시청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지방 이전론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이민호기자
이상일 용인시장이 31일 시청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지방 이전론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이민호기자

이상일 경기 용인특례시장이 최근 불거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지방 이전론'에 대해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목적이라며 정부와 여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 시장은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흔드는 것은 나라를 망치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미 대규모 투자가 집행되고 인프라 공사가 막바지에 이른 국가적 프로젝트를 정치적 셈법으로 흔드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미 1000조 투자 확정… 되돌릴 수 없는 단계"

이 시장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이 되돌릴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입주할 이동·남사읍 국가산단은 지난 19일 LH와 산업시설용지 분양계약을 맺었고, 이미 토지 보상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서 "이는 기업이 용인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에 따르면 원삼면 SK하이닉스 클러스터는 지난 2월 첫 번째 팹(Fab) 착공에 들어갔으며 산단 조성 공정률은 연말 기준 70.6%에 달한다. 용수(92.7%)와 전력(97.1%) 공급 시설 역시 완공 단계다. SK하이닉스의 1기 팹은 2027년 5월 시범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 시장은 "통상 4년 6개월 걸리는 정부 승인을 1년 9개월 만에 끝내고 보상과 공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속도가 생명인 사업"이라며 "이제 와서 환경·교통 영향평가부터 다시 해야 하는 지방 이전을 거론하는 것은 기존 노력을 팽개치고 반도체 산업을 죽이자는 말"이라고 성토했다.

"선거용 갈라치기 중단하라"… 정부·여당 발언 맹비난

이날 회견에서 이 시장은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과 안호영 국회 환노위원장 등 여권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김 장관 등은 전력 수급 등을 이유로 용인 클러스터의 새만금 등 지방 이전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안호영 의원은 전북지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해 '균형 발전'을 운운하며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선동"이라며 "반도체는 집적화가 핵심이다. 기흥·화성·평택·이천·판교의 정중앙에 위치한 용인 지리적 이점과 생태계를 무시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또한 "국가산단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는 전 정부가 결정한 일임에도 현 정부와 여당이 이를 자신들의 치적인 양 호도하거나, 반대로 이제 와서 딴지를 거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연 지사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 시장은 "경기도의 핵심 산업이 정치의 소용돌이에 빠져 흔들리고 있는데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 지사는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면서 "정부·여당의 눈치를 보지 말고 도민과 시민 앞에서 정정당당하게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어 현 정부를 향해 "국가산단 범정부 추진단 회의가 전 정부에서는 7번 열렸고 지난해 12월이 마지막 회의였다"면서 "현 정부 들어서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며 정부 무관심을 질타했다.

이상일 시장이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현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이민호기자
이상일 시장이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현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이민호기자
"글로벌 경쟁 위해 R&D 주 52시간 규제 풀어야"

이날 이 시장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 개혁도 주문했다. 그는 "중국은 '996 근무제(주 6일, 오전 9시~밤 9시)', 대만 TSMC는 주 70시간 이상 일하며 기술 격차를 좁혀오고 있다"면서 "경직된 주 52시간제가 연구개발(R&D) 현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특화단지 지정으로 용적률 상향 혜택을 받아 SK하이닉스가 투자 규모를 122조원에서 600조원으로, 삼성전자가 360조원 이상으로 늘린 것처럼, 과감한 규제 철폐만이 살길"이라며 여당에 관련 입법을 강력히 호소했다.

끝으로 이 시장은 "대통령과 총리가 직접 나서서 이 혼란에 종지부를 찍어달라"며 "용인시는 흔들림 없이 내년에도 행정력을 집중해 반도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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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이민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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