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리면 내 재산 어떻게...국민연금 신탁제도 4월 시범 운영

치매 걸리면 내 재산 어떻게...국민연금 신탁제도 4월 시범 운영

정인지 기자
2026.02.12 16:30

연고자 없는 750명 우선지원...신탁수수료 무료 원칙

고령으로 치매에 걸려도 재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주는 신탁제도가 올해 4월 국민연금을 통해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 고령 운전자의 운전능력을 AR(가상현실)을 이용해 평가하는 시스템도 시범 도입됐다.

재산관리지원인, 자산 맞게 의료비·생활비 제안

보건복지부는 12일 국가치매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같은 내용의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6~2030)'을 확정·발표했다.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치매환자는 97만명(이하 추정치),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진단자는 298만명에 이른다. 노인 인구 10명 중 4명은 치매 또는 위험군인 셈이다.

특히 고령 치매 환자의 자산을 뜻하는 치매 머니는 지난해 말 기준 172조원, 국내총생산(GDP)의 6.9% 규모로 추산된다. 치매환자의 자산이 본인의 뜻에 맞게 관리될 수 있도록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오는 4월 시범도입되는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는 치매 환자나 후견인이 국민연금과 신탁계약을 맺으면 재산관리지원인이 의료비, 요양비 등 자산 규모와 환자의 기대여명, 원하는 삶의 질 등을 고려해 지출 계획을 세워준다.

시범 사업 대상은 치매환자 또는 경도인지장애진단자이면서 기초연금수급권자로 750명을 우선지원한다. 요양시설에 연고자 없이 홀로 지내는 경도인지장애진단자나 치매환자 부부 등이 될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진단자의 경우 계약은 미리 체결하지만, 실제 관리인이 자산관리를 맡는 것은 치매 발병 이후가 된다.

자산 관리 대상은 현금, 지명채권(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등), 주택연금 등으로 한정된다. 신탁수수료는 무료가 원칙이지만 일정 기준 이상 자산가의 경우 실비 수준의 수수료 부과도 검토 중이다. 관리 중 예상하지 못한 특별지출, 계약철회 등 계약에 관한 중요사항이 있을 경우 치매재산관리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한다. 다만 관리인과 계약자 간 의견 충돌이 생겼을 때 등 돌발상황에 대한 법적 근거는 검토 중이다.

치매 환자의 법적 의사결정을 돕는 공공후견인 지원 규모는 올해 300명에서 2030년 1900명으로 대폭 확대한다. 후견인 후보자 교육과정도 실무 중심의 의사결정 지원 내용으로 개편한다.

서울=뉴시스] 운전면허시험장에 방문한 고령 운전자들의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운전면허시험장에 방문한 고령 운전자들의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VR 통해 고령자 운전능력 시험...조건부 운전면허제도 검토

고령자의 운전능력을 VR 등으로 판단할 수 있는 운전능력진단시스템은 지난 11일부터 시범 운영되고 있다. 현행법상 치매 진단은 운전면허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

그러나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75세 이상 고령자도 실질적 운전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VR 시스템은 현재 전국 19개 운전면허시험장에 설치됐다. 시범 운영기간에는 진단 결과가 면허 취소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복지부는 경찰청과 함께 앞으로 시범 운영 결과를 야간 운전 금지 등 조건부 운전면허제도에 활용하는 것을 검토할 예정이다.

앞으로 장기요양위원회를 거쳐 치매환자의 주야간보호시설 이용 한도도 기존 12일에서 상향조정한다. 또 그동안 주야간보호시설을 이용할 경우 치매안심센터의 치매환자쉼터를 이용할 수 없었는데, 중복 이용을 허용한다.

치매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서는 경도인지장애진단자 대상 서비스를 늘린다. 치매안심센터 인지강화교실 운영을 주 1회에서 주 3회로 대폭 확대하고 건강100세운동교실 등 경도인지장애진단자도 이용할 수 있는 지역사회 사업을 지원한다.

치매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치매안심센터용 진단검사 도구를 2년간 개발해 2028년에 적용한다. 그동안 정밀평가를 위해 고비용의 병원용 종합신경심리검사(CERAD-K 등)에 의존해야 했다. 정밀검사가 필요한 경우 치매안심센터 감별검사 본인부담금 지원상한을 상향 검토해 환자의 비용 부담을 완화한다.

이스란 복지부 제1차관은 "치매환자 증가에 대응해 경도인지장애진단자 등 선제적 예방, 돌봄 부담 완화, 환자 권리보장 등 정책 체감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며 "치매가 있어도 환자와 가족이 안심하고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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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지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정인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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