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진기 같은 신체 접촉이 두려워 병원 문턱조차 넘기 어려웠던 30대 지적장애인. 하루종일 방안에서 고립된 채 시간을 보내는 은둔청년. 이들 모두 서울시 약자동행사업으로 다시 병원을 오가고, 사회와 연결고리를 찾아가고 있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복지사각지대 발굴과 약자동행 가치를 실천한 우수 자치구를 시상하고, 사업 성과를 확산하는 '약자동행 사례 공유회'가 열린다.
이번 약자동행 사례 공유회는 높은 접수대, 휠체어 이용이 불편한 진료공간, 장애인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병원을 찾기 힘들었던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장애인 친화병원', 방안에만 머물던 고립·은둔 청년들을 사회로 이끄는 가상프로그램을 통한 자립 지원 등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약자동행 정책' 등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다.
서울시는 2023년부터 수혜자가 필요한 사업을 직접 발굴·제안한 자치구를 지원하는 '약자와의 동행 자치구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생계·주거·의료·교육 등 다양한 분야 33개 사업을 선정, 각 지역 약자를 지원했다. 지원사업 규모는 2023년 27개, 2024년 30개에서 지난해 33개로 매년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성과가 검증된 장애인친화미용실, 고립은둔청년 자립지원, 청소년 공부방 조성 사업 등 우수 모델을 9개 자치구로 확산·운영했다. 장애인친화미용실은 총 41개소로 늘어났고, 고립은둔청년 519명을 체계적으로 지원했다.
이번 사례 공유회에서는 지난해 추진한 33개의 약자동행지원사업 운영 자치구 중 우수한 성과를 낸 4개 자치구와 담당자(5명)를 시상한다. 최우수사업은 지하주택에 거주하는 재해취약가구 출입문과 주택내부에 119(소방서)와 연계한 비상벨과 침수 센서를 설치해 침수시 빠른 대응을 가능하게 한 종로구의 '지하주택 119연계 비상벨'이 선정됐다.
우수사업은 성북구의 '느린학습자 자유학기 맞춤형 THE 성장스쿨'에 돌아갔다. 이 사업은 생애전환기(중학교 입학)와 사춘기를 함께 맞이하는 느린학습자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복지관, 대학교 등 지역사회와 연계해 사회적응 및 진로설계 교육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노원구의 '장애인 친화병원 운영 확대'와 '고립·은둔청년 자립지원, 은평구의 '치매 골든타임 1.1.9'도 우수사업 표창을 수상한다.
사단법인 '무'는 종로구(최우수상)와 약자동행 민관협력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업은 '모두의 지하철을 위한 안내표지 개선사업'으로 2025년부터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해 지하철역사 안내표지를 바꾸는 내용이다. 홍윤희 사단법인 무의 이사장(서울시 약자동행 명예시장)은 "최초로 교통약자 대상 안내표지 연구부터 설치까지 전 과정이 민관협력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뜻깊다"며 "약자동행으로 만들어갈 더 많은 서울의 변화를 기대한다"고 했다. 강석 서울시 재정기획관은 "앞으로도 서울시는 '약자동행 가치'를 지켜내고 실천해 나가는 현장을 꾸준히 지원하고 새로운 약자 발굴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