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관광공사가 4일 미술관 건축물 자체가 거대한 예술품이 되는 현대미술관 6곳을 소개했다.

화랑유원지 호수 위에 정박한 한 척의 배를 연상케 하는 경기도미술관이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얕은 구릉과 이어지는 녹화 지붕, 자연 채광을 조절하는 천창 시스템이 자연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다. 5만 어린이의 꿈이 담긴 대형 벽화가 반기며, 소장품 126점을 통해 20년 역사를 사유하는 특별전 '흐르고 쌓이는'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2026년 백남준 서거 20주기를 앞두고 그의 예술을 '공공재'로 재조명한다. 브라운관을 조형 재료로 삼고, 기술과 예술을 결합한 독보적 세계관이 펼쳐진다. 1층의 대표작 'TV정원'부터 뉴욕 작업실을 재현한 메모라빌리아까지 볼거리가 풍성하다. 특히 오는 19일부터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현대미술관과 공동 기획한 전시 '불연속의 접점들'이 막을 올린다.

우면산과 청계산 자락에 안긴 K&L뮤지엄은 '음악'을 컬렉션의 바탕에 둔다. 전시장엔 바그너의 오페라가 흐르고, 관람객은 청각과 시각이 겹쳐지는 공감각적 감상을 경험한다. 개관 3주년을 기념해 국내외 작가 24명의 명작을 엮은 'K&L 뮤지엄 소장품 전'이 다음달 12일까지 열린다. 큐레이터가 진행하는 프라이빗 투어(사전 예약)로 관람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한국 근현대미술의 거장 장욱진의 작품은 맑고 담백하다. 군더더기 없이 덜어낸 화폭에서 소박한 삶의 냄새가 짙게 배어난다. 호랑이가 쉬는 모습을 형상화한 독특한 건축물 내부에는 덕소 작업실의 벽화를 떼어낸 '식탁' 등 대표작이 전시돼 있다. 다락방 같은 아늑한 구조가 감상의 몰입을 돕는다.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알바로 시자가 설계한 이곳은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예술품이다. 콘크리트의 부드러운 곡선 사이로 스며드는 자연광이 시시각각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날개, 전망대 등 5곳의 포토스폿에서 사진을 남기기 제격이다. 오는 22일까지 서동욱 등 세 작가가 참여하는 기획전 'Drama 드라마'가 열려 공간과 회화의 묵직한 조화를 선보인다.

누적 관람객 160만명을 돌파하며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의 바르비종'으로 불리는 양평의 지역 예술가들과 호흡하는 거점이다. 오는 14일부터 5월10일까지는 전국 미술대학 유망 작가 59명이 참여하는 '무엇이 보이는가' 전시가 열려 청년 예술가들의 시선과 현실 발언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