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설치유도안 검토… 스프링클러 비싸 현실적 대안
보급·지원 제도적근거 없어… 소방청에 기준개정 요청도
서울시가 스프링클러가 없는 캡슐호텔 등 소규모 숙박시설에 자동확산 소화기 설치를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개당 최소 수백만 원이 필요한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수 없는 소규모 숙박시설의 화재를 예방할 현실적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민간 숙박업소에 자동확산 소화기의 보급·설치를 지원할 제도적 규정근거가 없는 게 걸림돌이다. 서울시는 소방청에 관련 기준개정을 요청하는 한편 숙박업협회 등을 통한 자율설치 권고를 우선 추진할 방침이다.

1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중구 소공동 캡슐호텔 화재 이후 이같은 내용의 소규모 숙박시설 화재 대응방안 검토를 지시했다. 자동확산 소화기는 열을 감지하면 분말소화약제를 자동방출하는 천장부착형 소화기다. 설치가 비교적 간편하고 가격도 개당 2만원대여서 소규모 시설의 보완수단으로 거론된다. 스프링클러 설치가 어려운 보일러실과 변전실 등에 주로 쓰인다.
숙박시설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규정한 현행 소방시설법은 소급적용되지 않아 2018년 이전에 지은 숙박시설과 2022년 이전에 지은 6층 미만 건축물에는 스프링클러 설치의무가 없다. 현재도 바닥면적이 300㎡(약 90평) 이하인 시설은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의무가 없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간이 스프링클러 역시 개당 수백만 원에 이르는 설치비용과 대형수조가 필요하다.
소규모 시설일수록 비용부담이 크고 수조설치 여건이 안되는 곳도 많다. 올해 서울에 약 3000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규모 숙박시설이 사실상 화재안전의 '사각지대'로 방치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동확산 소화기는 당장 소규모 숙박시설의 화재 대응책으로 꼽히지만 실제 보급·설치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설업체인 숙박업소에 자동확산 소화기를 지급할 수 있는 조례나 시행령 등 근거가 없어서다.
앞서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소방청에 소방시설법 시행령에 해당하는 소화기구 및 자동소화장치의 화재 안전성능 기준에 '스클링클러가 없는 숙박시설에 객실별로 자동확산 소화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개정을 요청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동확산 소화기는 가격이 저렴해 시 예산으로 충분히 지급할 수는 있다"면서도 "지급대상이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가 아닌 이상 지급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행령 개정 전까지 숙박업협회 등을 통해 자율적으로 설치를 권고하는 게 유일한 방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