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영문도록 저작권료 1210만원…서울시 "저작권 허가 땐 '비매품'이라 설명"

고 천경자 화백의 작품과 저작권을 소유한 서울시가 고 천 화백 유족 측이 운영하는 재단에 1210만원의 저작권료를 납부를 요구했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재단 측이 비영리 목적으로 사용용 허가를 받은 후 유료 도록을 제작해 판매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사용 사례와의 형평성 등을 감안하면 저작권료 납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에 따르면 천경자재단은 "1210만원의 이르는 저작권료가 과도하다"며 "변호사를 통해 조율하겠다" 입장을 여러 차례 시에 전했다. 천경자재단은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설립된 비영리 재단으로 고 천 화백의 차녀가 이사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앞서 천경자재단은 지난해 9월쯤 시에 '비영리 목적의 비매품'으로 2000부의 한글·영문 도록 제작하겠다며 저작권 사용 허가를 신청했다. 고 천 화백이 1998년 "내 그림들이 흩어지지 않고 시민들에게 영원히 남기를 바란다"며 자신의 작품과 그 저작권 일체를 시에 기증하면서 저작권 사용을 위해선 시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천경자재단이 제출한 도록 출판 계약서에는 '유료 판매' 수량이 기재돼 있었다. 천경자재단이 이탈리아의 미술 전문 출판사 '스키라' 측과 2024년 7월에 맺은 계약서를 보면 총 2000부의 도록을 인쇄하면서 1000부는 출판사가 유상으로 판매하고 나머지는 천경자재단이 소유한다. 아울러 도록에 포함된 작품의 저작권과 법적 책임은 모두 천경자재단이 부담하기로 계약됐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도록이 유상판매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천경자재단에 계약서를 요구했다"며 "유료 판매가 포함된 계약서를 작성했음에도 시에 저작권 사용을 신청할 땐 비영리 목적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시가 저작권 사용을 허가하며 요구한 '저작자명·저작권자(서울특별시)' 표기도 어겼다. 천경자재단은 해당 도록에 "출판물의 모든 내용과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천경자재단에 있다"고 기재했다. 이에 시는 지난 3월 천경자재단을 통해 판매하지 않은 도록에는 수정을, 이미 배포한 수량은 배포처에 수정을 안내하게 하고 시정조치 결과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까지 천경자재단은 시정조치 결과를 시에 제출하지 않았다. 다만 변호사를 통해 여러 차례 "저작권료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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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도록 판매로 재단이 직접적인 수익을 얻지 않아도 전 세계 유통망을 보유한 출판사를 통해 해외 미술관·박물관 등에 도록이 배포되면 향후 천경자재단의 해외 전시·라이선스 계약, 출판 협력 등 관련 사업에서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경자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 해외출판 지원사업'에 지원해 5000만원을 지원 받아 도록을 만들었다.
시 관계자는 "재단 측에 요구한 저작권료는 공공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에 따라 도록에 삽인된 작품 수 등을 근거로 산정한 금액"이라며 "시가 고 천 화백 작품의 저작권을 소유한 상황에서 천경자재단에만 저작권료를 부과하지 않으면 다른 사용처와의 형평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천경자재단은 변호사를 선임해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