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비슷' 단어 선택에 가치·노선 미묘한 '차이'
4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 범여권 대선예비후보 6명이 둘러앉았다. 이른바 '연석회의'다. 기대를 모은 자리였던만큼 각 후보진영에서도 연설문에 공을 들였다. 곰곰이 뜯어보면 미묘한 차이가 보인다.
우선 대통합신당의 '주체'를 규정하는 수식어다. 저마다 자신의 개성이 드러났다.
◇선진민주미래+평화민생개혁(?)= 초청자인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민주평화세력"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김 전 의장이 제시한 '민주'와 '평화'에 '선진'을 덧붙여 '3대 가치'로 규정했다.

'선진'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연상케 한다. 손 전 지사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선진평화를 지향하는 미래세력"을 언급했다. "국민대통합"도 빠트리지 않았다.
반면 천정배 의원은 "민생·평화·개혁세력"을 말했다. 이날 '개혁'을 강조한 사람은 천 의원이 유일했다.
김혁규 의원은 자신의 슬로건을 잊지 않았다. 링컨의 말을 인용, "국민의, 국민에 의한 정부를 잇는 차기정부는 국민을 위한 정부"라고 말했다.
◇'용광로정치' 첫선=새로운 화두를 제시한 걸로는 한명숙 전 총리가 돋보였다. 그는 "오늘 이 자리를 용광로라고 명명하겠다"며 "그 용광로에 더 뜨겁게 불을 지피고 그 속에서 녹아 새 모습으로 태어날 것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또 "큰누님이란 별명이 있는데, 여기(연석회의)서도 큰누님 역할을 하겠다"며 "게으름 피우면 야단치고, 싸움하면 뜯어말리고, 도망가는 사람 있으면 붙잡겠다"고 말했다.
'물'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김 전 의장은 "장강을 따라 샛강들이 합류할 것이며 이것이 자연의 섭리"라고 말했다. 이에 이해찬 전 총리는 "올 봄엔 많은 열망이 있음에도 대통합신당을 만들지 못해 저수지에 물이 말라버린 상황"이라며 "국민여망을 담을 큰 저수지 만들어서 배도 띄우고 (후보)단일화해내면 가을엔 좋은 성과를 추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전도 흥미진진=이들은 짧은 순간이라도 돋보이고자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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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에 앉기 전 "후보들끼리 손을 잡아달라"는 사진기자들의 요청이 이어졌다. 손 전 지사는 "요즘 '손에 손잡고'하면 손학규 얘기"라고 농담을 던졌다. 각 방향의 카메라를 향해 조금씩 시선을 돌릴 때도 "10시 방향" "이번엔 1시 방향"이라며 '연출'에 앞장섰다.
한 전 총리도 지지 않았다. 어깨동무를 해보자고 직접 제안했다. 이 모습에 누군가 "그림이 좋다"고 하자 "제가 있어서 그림이 되죠?"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유일한 여성주자인 한 전 총리는 "남자분들 많아서 좀 그렇지만, 여자들은 (뭔가를) 하나로 묶고 잇는 DNA가 남성들보다 좀 더 강하고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