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이 대세.. 김두관 전 장관 수혜

지난 27일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은 이름 덕을 톡톡히 봤다. 대통합신당이 하루에 시도당 3곳을 창당하는 속도전을 펼쳤지만 그는 늘 '여유있게' 행사장에 도착했다. 가나다순 축사 때문이다.
창당작업에 바쁜 대통합신당 실무자들의 고민 가운데 하나는 대선주자들의 축사 순서다. 여느 정당 행사처럼 '중량감'이나 '지지율'순으로 했다가는 뒤로 밀리는 후보들의 반발을 살 게 뻔한 탓이다.
이 때문에 가나다순 아니면 선착순 축사가 많다. 그런데 선착순엔 단점이 있다. 진작 도착했지만 대기실에 오래 머무르다보면 행사장에 늦게 들어오기 쉽고, 또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사회자는 이 점을 착각해 간혹 실수를 한다.
그래서 '대세'는 가나다순 축사. 후보들도 대체로 수긍한다. 이 경우 1등은 언제나 김두관 전 장관이다. 그 뒤론 손학규 신기남 이해찬 정동영 천정배 한명숙 순이다.
'선착순'으로 해도 김 전 장관은 일등감이었다. 서울·인천시당 대회(26일)와 광주, 전남·북 창당대회(27일)에서 언제나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축사를 마치고 다음 지역으로 곧장 떠났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가나다순'에서 뒤로 밀리는 한명숙, 천정배 의원측에선 불만 아닌 불만을 가질 만하다. 오래 기다리는데다, 앞 후보들이 동원한 조직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난 뒤 연설을 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지난 28일 수원, 29일 청주에서 열린 경기도당 충북도당 행사에선 '가나다 역순'이 등장했다. 이들을 배려한 고육지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김 전 장관의 축사 자체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지율이 미미한데다 '박수부대'로 동원할 조직도 모자란다. 약간은 '썰렁한' 분위기 속에 연단에 오르는 게 도움이 안 된단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친노'로 분류되는 김 전 장관의 성향이 걸림돌이란 분석이다. '탈(脫)노무현'에 대한 공감대가 높은 신당에서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