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8.8 개각에서 내각의 외교·통일·안보 라인은 전원 유임시켰다. 천안함 사태 이후 한층 강경해진 대북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8일 청와대의 개각 발표에 따르면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교체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간 야당과 시민단체가 이들 장관들을 외교 실패와 남북관계 경색, 국방 불안의 책임자로 지목해 왔다는 점에서 이들이 모두 유임된 것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유 장관은 재임 기간이 2년2개월, 현 장관은 1년6개에 달해 '1년 이상 된 장관은 모두 교체'라는 개각 지침에 따라 교체가 유력했다. 여기에 김태영 장관은 천안함 사태 대응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한 상황.
청와대는 이들의 유임은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앞두고 외교 정책 등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현재 국무위원이 G20 정상회의를 준비해 왔다"며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게 좋다는 판단으로 (개각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G20 정상회의 경호 책임자인 강희락 경찰청장을 임기 만료 7개월을 앞두고 교체하기로 한 것을 감안할 때 이같은 설명은 이해가 가지 않는 면이 있다.
그보다는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대북 강경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북한과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설득력 있다. 외교 조치와 대북 교류 단절, 군사훈련 강화 등 일련의 대북 강경책이 현재 진행형임을 감안할 때 이들의 교체로 자칫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
앞서 지난달 말 단행된 청와대 인사에서도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을 비롯한 외교안보팀은 모두 유임됐다.
외교·통일·안보라인의 유임으로 당분간 정부의 대북 강경책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기는 힘들어졌다. 정부는 앞으로 북한에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약속을 지속적으로 촉구하는 한편 지난 5월24일 발표한 경제적·외교적·군사적 대북 제재 조치도 폐기하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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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경제지원에 나선다는 '비핵개방 3000' 원칙 추진이나 미국과의 경제·외교·국방 제제 공조 기조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이들의 유임으로 정치권과 시민단체 중심의 대북 정책 비판은 정권 차원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현희 민주당 대변인은 "안보무능과 외교 파탄의 책임을 물어 꼭 교체해야할 책임자들을 잔류시킨 책임회피 개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