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에 '소 다 잃고 외양간 고치'는 정부여당

구제역에 '소 다 잃고 외양간 고치'는 정부여당

도병욱 기자
2010.12.26 15:13

(상보)목장 용지 양도세 면제, 검역검사청 설립, 예방법 개정안 통과 등 추진

한나라당이 목장 용지에 대한 양도세 면제와 가축 전염병 예방법 개정안 통과, 검역검사청 설립 등 구제역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당장 시급한 피해 농가에 대한 지원책이 없고 구체역이 발생한 지 한참 지난 뒤에 나온 대책이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24일 구제역 대책 특별위원회를 꾸리고, 정운천 최고위원을 특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정 최고위원은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특위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정 최고위원은 △농가부업소득 비과세 확대 △목장 용지의 양도세 등 면제 △축사 건축 용역에 대한 부가세 면제 등을 추진해 축산농가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가축 전염병 예방법 개정안을 조기 심의해 통과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법안은 축산인들이 입출국시 신고와 소독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책특위는 수의과학검역원과 식물검역원, 수산물품질검사원을 통합해 검역검사청을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 최고위원은 "선진국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농수산물의 품질을 관리하는 기관을 통합해 '농장에서 식탁까지'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쇠고기와 돼지고기 소비가 정서적인 문제로 감소할 수도 있는데, 우리 식품 안전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며 "한나라당의 모든 임직원이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한나라당의 대책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때가 늦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한 지 한 달 가까이 지나서야 대책특위를 만든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라는 이유에서다. 피해 농가를 지원하는 것이 당장 시급한데 이러한 내용이 빠져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현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구제역 발생 직후 사후 대처를 빨리 했어야 하는데 정부와 집권 여당이 늑장 대처를 하고 있었다"며 "정부와 여당의 초동 대처가 부실했다는 것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보다 앞서 나온 민주당 안에도 피해 농민 구제와 방역에 대한 대책이 포함돼 있는데, 한나라당의 대책에는 이러한 내용이 빠졌다"며 "뒤늦은 대책임에도 내용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정 최고위원은 "피해 농가에 대한 대책은 농림수산식품부가 맡아서 할 것"이라며 "한나라당 대책특위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찾아내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구제역 대책특위에는 정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영우 의원, 강석호 의원, 김광림 의원 등과 남호경 한우협회장, 이영순 서울대 교수 등 외부인사들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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