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스타일로 본 대권잠룡들…신묘년 승부수는?

경영스타일로 본 대권잠룡들…신묘년 승부수는?

이승제 기자
2011.01.02 14:00

박근혜 오세훈 김문수 손학규 유시민…서로 다른 그들만의 경영 스타일

대권 잠룡들은 신묘년 새해를 남다른 각오로 맞이했다. 2012년 총선·대선에 바짝 다가선 만큼 저마다 승부수를 띄우며 본격 행보에 나서야 한다.

내년 총선 구도는 현재까지 안갯속이다. '3김(金)'의 퇴장과 함께 '보스 정치인 시대'는 막을 내렸고 주요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해 말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을 꾸리며 제일 먼저 치고 나섰다.

잠룡들은 출신, 경력, 정치자산 등에서 서로 다른 색깔을 지녔다. 이는 조직 및 국가운영 전략의 차이로 이어진다. 서로 다른 성향과 조직운영 스타일은 기업 경영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캐릭터와 맞물린다. 주요 후보들이 새해 보여줄 이미지를 기업 경영에 견줘 풀어본다.

◇박근혜…재벌총수형=박 전 대표는 새해 들어 '명가 재건'이란 포부를 본격 추진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활발한 '정책 행보'를 통해 자신이 지닌 약점을 보완하고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조직 운영 스타일은 지금까지 '은둔형 재벌총수형'에 가까웠다. 언론과 직접 접촉하지 않으면서 세종시 등 주요 사안에 대해서만 화두와 해법을 제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정책 행보를 시작하며 언론의 스포라이트를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 박 전 대표를 이건희 삼성 회장과 비슷하다고 일컫는 이유다.

박 전 대표는 아버지 고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정치 유산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초야에 묻혀 세인들로부터 잊혀졌던 그는 복귀 후 자력으로 한나라당 최대주주라는 지위를 확보했다. '차떼기당'이란 오명 속에 당이 뿌리째 흔들릴 때 당 대표를 맡아 능력을 발휘했다. 이후 18대 총선에서 친박(친박근혜)계 인물들을 대상으로 '공천학살'이 자행됐지만 상당수 친박 인사들이 살아돌아와 '박근혜의 힘'을 입증했다.

◇오세훈…스타 CEO=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위상을 더욱 키웠다. 서울시장 자리는 2012년 총선·대선 가도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기지로 여겨진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기 직전 머물렀던 자리라는 상징성도 크다.

그는 주변 예상과 달리 지난해 말부터 무상급식을 놓고 민주당 주도의 서울시 의회

와 격전을 치르고 있다. 결국 의회는 예산안을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했고 오 시장은 즉각 집행거부를 선언했다.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이 변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오 시장은 인기 변호사 겸 방송인에서 국회의원으로, 그리고 서울시장으로 모습을 빠르게 바꿔왔다. 화려한 벤처사업가에서 대기업가형으로 발돋움했다. 귀족적 이미지와 뛰어난 화술 등을 바탕으로 이슈몰이에 성공했다. 하지만 무상급식 대결을 통해 여권 수문장 역할을 자처했다. 여권내 지분을 최대한 높이고 대주주로 자리매김하려는 승부수라는 게 정치권 해석이다.

◇김문수…자수성가 CEO=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는 '한때 극좌파'라는 딱지가 붙어 다닌다. 대표적인 민주·노동활동가라는 출신배경은 대중성 측면에서 주요 장점이다. 하지만 보수정당인 한나라당 안으로 들어오면 최대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인지 김 지사는 지난해 "박정희 전 대통령은 세종, 정조를 다 합쳐도 최고"라는 등 보수 색채가 물씬 풍기는 발언을 쏟아냈다. 대권가도에 앞서 자신의 최대 약점인 색깔론을 잠재우려는 포석인 셈이다.

김 지사는 국회의원을 거쳐 경기도지사를 맡아 명실상부한 대기업 경영자로 거듭났다. '철저한 지방분권'이란 시대과제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경기도 투자유치 확대, 택시 운행 등 민생·서민 행보라는 투톱 시스템을 실천해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자수성가 기업가에게서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 독선과 아집을 경계한다. 사람을 일단 선택하면 전폭적인 신뢰를 주며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덕과 지를 겸한 용장이란 평가다.

◇손학규…실천형 CEO=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철새 정치인'이란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웬만한 정치인은 이 같은 '낙인'에 속절없이 무너질 수도 있다.

하지만 손 대표는 2년이 넘는 암중 모색기를 거쳐 기어이 제1야당의 대표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는 실전형 경영자로서 자신이 가진 장점을 빈틈없이 실천하는 기민함과 실천력을 갖췄다. 2006년 절치부심하며 시작한 100일 민심대장정 시절과 지난해 12월 한파 속에 지속된 민주대장정에서 그가 보여준 강철체력에 주변 사람들조차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강인한 체력은 강인한 정신력이 있기에 가능하다. 정치외교학과 교수 출신인 손 대표는 스스로 전략과 전술을 설정하는 콘텐츠 생산 능력을 갖췄다.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으로 돌파하는 정무 감각에서 그를 따를 정치인이 많지 않다는 평가다. 솔선수범하며 회사를 이끄는 실천형 CEO의 자질을 갖췄다.

◇유시민…벤처사업가형=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현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비판한다. '골수 팬'이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안티 팬'도 많다는 얘기다. 노골적인 화법, 속내를 숨기지 않는 정면돌파 등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유 전 장관은 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패기를 앞세우며 과감하게 도전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김 지사에 근소한 차이로 패배하면서 스타일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벤처사업가로서 여러 번 실패를 겪은 만큼 이제 '성공을 위한 재창업'에 나서야 한다는 게 그의 다짐이라고 측근은 귀띔했다. 그가 어떤 '성공 공식'을 선보일 지 정치권은 지켜보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