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4년차 MB의 승부수] 정치 분야
"소모적인 정치관행과 과감하게 결별합시다.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생산적인 일을 챙겨 합시다. 여와 야를 넘어 대화의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 국회와 협력하고, 사법부의 뜻을 존중하겠습니다."(이명박 대통령 취임사 中)
'실용정치'와 '대화'를 내걸고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4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제시한 정치권의 변화는 요원하다. 여야는 작년 한해만 해도 소모적인 정쟁과 관계 파행을 거듭했으며 당·청 관계도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자주 나왔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개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서부터 개헌, 4대상 사업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국회를 상대해야 할 일이 산적했다. 정치권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고서는 성공적인 임기 마무리를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나 올해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들에 대한 '줄서기'가 본격화돼 이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은 축소가 불가피하다.
정치권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먼저 야당과 대화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지난해 세밑 청와대와 야당이 격렬하게 맞붙은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의 '막말 파문'은 이 대통령과 야당의 비정상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파문의 책임은 1차적으로 '죽여 버려야'라는 원색적인 말을 퍼부은 천 최고위원에게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그동안 야권의 요구에 귀를 닫았던 청와대의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꼬일 대로 꼬인 관계를 풀어야 할 이는 바로 이 대통령 자신이라는 지적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이 야권은 역할을 인정하고 공간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면서 "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해야 하고 필요하면 야당 대표와도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도 재정립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그동안 당청 관계의 무게중심이 지나치게 청와대 쪽에 쏠려 있어 일방통행식 의견 전달만 있었다는 불만이 나왔다. 지난해 말 정치권을 얼어붙게 했던 예산안 강행 처리도 '이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강원택 숭실대 정외과 교수는 "이 대통령이 여당을 수족 부리듯 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 왔다"며 "한나라당이 자율성을 갖고 의견을 내고, 여론을 수렴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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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이 대통령은 여당 내 친박(친박근혜)계와의 관계 때문에 반년 넘게 전방위 노력을 쏟아 부은 세종시 수정안을 접어야 했던 경험이 있다. 당내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원만한 협조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나아가 대선 국면에서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당원으로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공정한 선거를 치르기 위한 역할이 요구된다.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노태우 전 대통령을 시작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대선을 앞두고는 당을 떠나야 했다.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에 관여하는 것은 여당 내부에서조차 환영을 받지 못한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역대 정권 말기에는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선거전 개입보다는 국정에만 전념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며 "이 대통령이 서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선거와는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