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2패. 텃밭을 죄다 뺏기고 오히려 친노(親盧)의 성지에서 체면치레를 했다. 한나라당은 4·27재보선의 참담한 결과에 할 말을 잃었다.
재보선 투표가 마감된 27일 오후 8시 쯤 YTN의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여의도 당사 2층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는 정적만 흘렀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경기성남분당을'에서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가 손학규 야권단일후보에게 9.7%p 뒤지는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
두 자릿 수에 가까운 격차에 김무성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충격에 휩싸였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엎치락뒤치락한 격전지였지만 내심 승리를 기대했던 지역이기에 충격파는 한층 컸다.
김 원내대표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자리를 뜨면서 "분당이 일방적으로 안 나왔으니 다른데는 뭐…"라며 말문을 닫았다.
50여분 뒤 개표상황실에 도착한 안상수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출구조사는 출구조사일 뿐이니 결과를 지켜보자"고 말했다. 애써 담담하게 답변했지만 굳은 표정이었다.
안형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은 뼈를 깎는 각오로 국민 뜻을 더욱 겸허히 받들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더 열심히 뛰라는 사랑의 매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변인은 "이번 선거를 통해 민심을 얻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새겼다"며 "이번 선거를 보다 멀리 뛰기 위한 발돋움으로 삼아 내년 총선, 대선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사실상 재보선에 참패하면서 당 내 쇄신 요구도 거세질 전망이다. 당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간사 김성태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혹시나 했는데 현실은 현실"이라며 "지도부 책임론은 당연한 이야기다.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정책, 의사결정 과정, 무기력한 당에 대한 국민의 전방위적 평가가 내려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당정청 핵심이 쇄신해 재보선에 나타난 국민의 심판에 따른 첫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며 "민본21에서 목소리를 낼 지 여부는 향후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