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文風 막아라", 민주 "교두보 마련"…여야 포퓰리즘 정책 꺼낸 이유는?
이명박 정부에서 폐기처분됐던 신공항 건설이 4·11 총선을 앞두고 재거론 되는 것은 이번 총선의 최대격전지로 부상한 부산 표심을 잡기 위한 여야의 노림수가 깔려 있다.
부산은 지역구 숫자가 18석에 달하며 역대 선거에서 판세를 가르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 전략적 요충지다.
최근 20년간 부산은 전통적인 여당 지지 세력을 형성해왔지만 최근 △저축은행 사태 △부산 지역의 장기화된 경기침체 △문재인·문성근 바람으로 반(反) 이명박, 반(反) 여당 정서가 강해지면서 새누리당의 승리를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호남과 대구·경북(TK) 지역은 어느 정도 지지층이 정해져 있지만 부산·경남(PK)은 표심을 가늠하기 힘들다"며 "PK 지역 승부에 따라 총선뿐 아니라 대선의 향방이 갈릴 것이란 관측이 나올 정도로 PK가 최대 전략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PK 지역의 중요성이 커지자 여야 모두 지지층 결집을 위해 경제성 문제로 폐기된 신공항 건설을 들고 나왔다.
새누리당은 전통적 텃밭인 부산을 지켜야 한다는 의욕이 절실하다. 아직까지는 "우리가 남이가"라는 지역 정서에 기대하고 있지만 만약 민주통합당에 PK 교두보를 내줄 경우 대선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동남권' 대신 '남부권' 신공항 얘기를 꺼냈다가 황급히 '남부권'이 밀양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해명한 것도 부산 민심 악화를 고려한 것이다.
실제로 부산에서는 여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과 문성근 최고위원 등 야권 후보에 뒤지고 있다.
지난 13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산 사상'의 경우 문 고문이 42.3%를 얻어 새누리당 후보로 거론되는 권철현 전 주일대사(34.7%)를 앞섰다. 문 최고위원이 출마할 부산 북·강서을 역시 41.9%로 허태열 새누리당 의원(32.5%)을 10%포인트 가까이 앞섰다.
이 같은 분위기에 다급해진 새누리당은 민심을 돌리기 위해 신공항 건설 카드를 다시 들고 나오는 등 부산 지역 민심을 달래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민주통합당도 PK 지역 교두보 확보를 위해 부산 가덕도 공항 추진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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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은 현 정부에서도 논란을 야기하다 결국 경제적 타당성 문제로 무산됐다. 이러한 정책이 정치권 표심 잡기를 위한 수단으로 재포장돼 등장한 것을 두고 여야가 합리성은 무시한 채 무조건적으로 인기를 끄는 포퓰리즘 정책에만 목을 매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는 이유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정치권이 여야를 앞두고 득표 극대화 전략에 따라 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신공항 건설 등의 공약이 선거가 끝난 후 실행이 어려워질 경우 정치권 불신을 자초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