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대통령의 조건]①인사-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인사는 잘 해야 본전이다. 평가기준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일정 부분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 인사 잘한다고 하는 정권은 앞으로도 등장하기 힘들다. 세종대왕을 앉혀놔도 인사가 잘못됐다는 얘기 나올 거다.
물론 나쁜 사람, 무능력한 사람 앉히면 안되지만 세게 욕 안 먹으면 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인사에서는 대통령의 맷집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의지를 관철하려면 결과를 갖고 얘기해야 한다. 인사로 승부하지 말고 결과로 말해야 한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이거만 잘하면 된다' 이런 게 아니다.
(탕평인사 관련해서는) 인수위의 경우 실질적으로 30, 40일밖에 안 되는데 코드 안 맞는 사람들이 오면 무슨 일을 하겠는가. 알지도 못하고 철학도 다른데, 완전히 혼합을 해놓고 코드 맞춰서 일해라 할 수 없는 노릇이다. FTA(자유무역협정)를 추진하려고 하는데 반대하는 사람 놓고 탕평할 수 없다. 경제민주화를 하는데 재벌 옹호하는 사람 쓸 수 없다. 비전 사업에 대한 합의가 있는 사람들 중에 탕평을 할 수 있다. 일을 하는 자리는 철학과 비전이 맞아야 한다.
상징적인 자리에는 가능하다. 장관이나 정책실장이나 이런 자리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부처와 함께 정책을 결정하는 경제수석은 코드가 맞아야 하고, 민의 전달 등 특수임무를 하는 경제보좌관은 탕평인사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인사는 비전부터 잘못됐다. 사회변화의 방향, 철학, 우리 사회에 대한 구조에 대해 해석을 잘못하고 열심히 애국심을 발휘했다. 예를 들어 '747 공약' 중 7% 성장이라고 하는 것은 도저히 우리 사회에서는 용납이 안 되는 얘기다. 세계적인 변화 속에서 금융 위기에 마이너스 성장 이야기하던 시기에 7% 성장은 양극화된 사회에서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양극화 심화에 대한 조치 없이 7% 성장 얘기하는 것 자체가 역사적 방향과 반대로 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취임하자마자 '당선되려고 하다 보니 죄송합니다' 할 줄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