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사람 많이 만나는 걸로만 안돼"

김병준 "사람 많이 만나는 걸로만 안돼"

정리= 진상현 이상배 김성휘 기자
2013.01.0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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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대통령의 조건]②소통-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제대로 된 소통이란 국민의 신념과 이해관계가 국정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사회 구조가 그렇게 안 돼 있다. 대통령이 문제가 아니다. 국회부터 소통이 안 된다.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을 대통령이 덮어쓰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은 목소리 큰 쪽만 따라간다. 관료사회도 워낙 침투하기 힘들다. 주로 대화하는 것이 기업이나 로펌 등이다. 기득권층들이다. 우리 사회 전체가 기득권층의 목소리를 더 많이 반영하게 돼 있는 거다. 서민들은 시위 같은 걸로 자기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평상시에는 반영이 안 된다. 우선 주먹이 먼저고 목소리가 큰 사람이 우선이다.

소통을 위해 대통령이 사람 많이 만나라고 하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은 원래 사람 많이 만난다. 그래도 안 되는 것은 사회 구조 때문이다.

국회, 정당을 넘어선 소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숙의 민주주의(정책결정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토론 등을 통해 직접 정책결정에 참여하는 것) 방식으로 국민과 직접 대화하고, 국민의 뜻을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구청장, 시장이 아이 키우는 사람들 모두 모아놓고 토론을 하는 것이다. 공직사회도 공무원 전체를 모아놓고 결론을 냈을 때 훨씬 임팩트가 있다. 집행력이 강화된다. IT(정보기술)의 발달로 온오프라인으로 1만 명, 2만 명까지 토론이 가능하다.

정보 왜곡도 조심해야 한다. 관료조직 안에서 대통령은 그야말로 황제다. 황제가 될수록 올라오는 정보의 왜곡은 심하다. 듣기 싫은 소리를 안 한다. 해석도 왜곡시킨다.

친인척 비리 만해도 김대중 대통령이나 김영삼 대통령이 자녀들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그냥 뒀을까. 노무현 대통령이 친인척 문제에 대한 비판을 제대로 보고받고서도 '오케이'하고 그냥 넘어갔을까. 한국의 수사기관, 정보기관들은 과연 몰랐을까. 그 사이에 왜곡이 있다.

권력은 대단히 외로운 자리다. 누구한테 얘기를 들었다는 것도 말하면 안 된다. 만약 국정원장이 대통령 자녀들에 대해 보고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당장 자녀들이 "너 가만히 안두겠어" 할 것이다. 거기서 다시 왜곡이 생긴다. 정보의 왜곡만 막아도 반쯤은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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