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대통령의 조건]②소통-임태희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

이명박 정부의 경우 일을 하고 사후적으로 다독이고 설명하는 사후관리, 다시 말해 애프터서비스(AS) 과정이 좀 더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대통령실장으로서 스스로 노력을 많이 했다. 대표적인 것이 동남권 공항 문제였다. 수석 비서관들을 2~3주에 걸쳐 계속 지방으로 내려 보내 해당 지역의 언론과 반대하는 인사들을 만나 정성스럽게 설득을 하라고 했다. 그래도 부족했다는 평이 있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반대하던 사람들이 찬성으로 돌아서진 않는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라도 더 이상 불평하지 않는 정도까지는 와야 한다.
정책을 어느 한사람이 독점하는 시대는 지났다. 어떤 사람이 굉장한 추진력이 있고 전문성이 있다고 해도 주위로부터 여러 가지 조언을 들어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들어보나 마나 한 얘기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무시하거나 외면하면 그 정책추진 담당자는 실패하게 돼 있다. 많은 얘기를 들어야 하고, 듣다보면 답이 나온다. 반대 의견을 듣는 것은 굉장히 힘든 과정이다. 바쁠 때에는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되고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어야만 한다.
정치라는 것이 찬성하는 쪽을 믿고 하는 게 있고, 반대하는 쪽을 보고 하는 정치가 있다. 일은 찬성하는 쪽을 믿고 추진해야 하지만, 반대하는 사람도 보듬을 필요가 있다. 대통령은 국가 최고지도자이기 때문에 국민이 갈라지게 하면 안 된다.
반대자를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른 의견이라고 생각하고 혹시 내가 하는 정책에 한 번 더 생각해서 보완할 부분은 없는가 살펴보고 찾아야 한다. 그런 성의있는 자세를 가진다면 박근혜 정부는 정말 성공할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을 갖게 되는 것이다. 지난 5년간 어쨌든 거친 길을 많이 정돈해 놨다. 길을 새로 내는 것이 아니라 그 길 위에서 탄탄대로로 갈 수 있는 여건이다. 지난 5년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가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