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대통령의 조건]②소통-이종찬 전 국정원장

박근혜 당선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많은 것 같다. 10.26 이후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변하는 것을 봤기 때문일 거다. 그러나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많다. 사람에 대한 경계를 좀 풀 필요가 있다.
반대로 자신에게 달콤한 말은 경계해야 한다. 쓴소리가 좋은 것이다. 대통령 스스로 수양이 돼야 한다.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유리관 속에 들어가 있는 사람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혀 접근이 안 돼 충언이 전달이 안 된다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대통령은 혼자 이야기하면 안 된다. 남들이 이야기를 하게 해야 한다. 입을 다물고 귀를 열어야 한다.
청와대 구조도 좀 바꿀 필요가 있다. 지금 청와대 본관은 행사용이다. 대통령이 뭐하는 사람인지 모르고, 파티나 하고 사람이나 만나는 걸로 착각하고 지은 것이다. 사람 불러다 밥 먹는 곳 말고 본관 건물에 아무 것도 없다. 집무실과 부속실만 있었다. 비서실도 처음에는 없었다.
대통령 집무실이 얼마나 큰지 들어와서 대통령 앞까지 가려면 속보로 걸어가야 한다. 대통령실 경호도 너무 삼엄하다. 비서들도 차를 타고 들어가는데 경호실에 다 체크를 한다. 그게 정보 소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경호도 더 스마트하게 해야 한다. 비서실도 쉽게 대통령을 면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로 나오는 것은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비서동을 개조해 대통령이 집무실이 들어갈 필요가 있다. 비서들로부터 계속 얘기를 들을 수 있고, 바깥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관들도 수시로 들어갈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
아침 식사하면서 장관들과 회의할 수도 있다. 대개 아침에 토스트 하나 먹는데 굳이 원탁 테이블에 앉을 필요가 뭐 있나. 무슨 일 있으면 아침에 장관들 불러서 대통령 숙소 부엌에서 함께 간단히 식사하면서 회의해도 된다. 그래야 소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