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자"

박병원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자"

정리= 진상현 기자, 이상배, 김성휘
2013.01.03 05:4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성공대통령의 조건]③민생경제-박병원 은행연합회장(전 청와대 경제수석)

퇴임을 앞둔 이명박 대통령의 공과를 놓고 평가가 엇갈린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보다 후대의 평가가 훨씬 후할 것이라고 분석에 동의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글로벌 금융위기, 재정위기 등 취임 초기부터 5년 내내 계속됐던 전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선방했다는 것이다. 국가신용등급 향상 등 실제로 성과를 낸 것도 많다. 세계적으로도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도 대선 과정에서 여당조차 실패한 정부라고 몰아붙이지 않았나. 그 이유는 딱 한 가지, 고용 창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고용통계를 분석해보면 이 정부 5년간 고용창출이 지독하게 미흡했던 걸 알 수 있다. 이명박 정부 5년 중에 120만개 일자리가 만들어진 것으로 나오지만 20·30대 일자리는 줄고, 40대 일자리도 조금밖에 못 늘고, 50·60대 일자리가 많이 증가했다.

현 정부에서만이 아니라 지난 1991년 이후 20년째 제조업 일자리는 줄었다. 일자리 만들 데라고는 서비스 산업밖에 없다. 구멍가게, 택시나 세탁소·미장원 같은 독립자영업은 현재 700만명 정도다. 선진국의 전체 고용 대비 독립자영업자가 10~15%정도이다. 우리나라에 15%를 적용하면 400만 명이다. 즉 300만 명이 과다한 셈이다.

이런 독립자영업이 늘어나면, 새로 뛰어드는 사람만 어려운 게 아니고 기존 700만명 전체가 '왜 이렇게 매상이 줄어들까' 하는 느낌이 들게 된다. 공급과잉, 과당경쟁 상태이므로 여기서도 일자리가 줄어들 거다.

결국 이렇게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부분을 빼고 다른 영역에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때문에 차기 대통령은 일자리 만들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일자리는 만들고 싶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해외환자 유치해서 의료산업 키워보자고 하면서 '그 병원이 붐비면 국내환자들이 병원에 가는 게 불편해 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면 되겠나. 그런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더라도, 그 문제는 별도로 해결하기로 하고 무조건 해보자, 일자리가 생기는 것이라면 무슨 짓이든 해보자 하는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져야 한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박정희 대통령이 매달 수출(무역)진흥확대회의를 직접 주재한 것처럼 △대통령 주재 민관고용점검 확대회의를 매달 개최하거나 △모든 정책의 고용 영향을 점검한 뒤 시행하는 고용영향평가제를 도입하는 등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서비스산업에 대한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 1960년대 이래로 우리 제조업을 세계 최강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한 정책을 서비스산업에도 적용해야 한다. 역차별적인 정책요소를 시정하고, 서비스산업 중심의 내수진작 특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선과정에서 여야가 복지 확대를 얘기했는데 복지를 확대하려면 국민이 세금을 더 내줘야 한다. 국민이 세금을 더 내는 방법은 돈을 버는 것이다. 세금은 더 걷는 게 아니라 거둬지는 것이다. 세율을 올려 세금을 더 걷는다면, 물건 값 올려서 매상 올린다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세금을 더 걷히게 하는 방법은 장사가 잘 되게 하고, 취직해서 세금 내고 기업해서 법인세 내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 내수 진작을 통해서 많은 자영업자가 조금이라도 장사가 잘되게 하고, 점진적으로 자영업자의 수를, 파이를 나눌 사람을 줄여서 각각의 매상이 늘어나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그 사람들이 돈을 더 써서 자영업자들이 돈을 더 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