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탕평' 강조 朴 당선인…공적·객관적 시스템 정착…비서실장이 위원장
차기 정부가 청와대 내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를 설치키로 했다. 현 정부 들어 없어진 참여정부의 청와대 인사추천회의가 새롭게 부활하는 셈이다.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은 21일 오후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청와대 비서실 개편 관련 브리핑을 갖고 "(청와대에)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를 두게 된다"고 밝혔다.
신설될 인사위원회는 대통령 비서실장이 위원장이 되고, 관련 수석들이 참여하는 합의체적인 성격을 갖게 된다. 다만 어떤 수석들이 참여하게 될지는 "인사 문제를 사회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소지가 있다"(유민봉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는 이유로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인사위원회 설치는 자칫 공직 인사에 실패할 경우 민심이반을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으로 대표되는 대표적 인사 실패 사례를 보여줬던 이명박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과 함께 청와대 인사수석을 인사비서관으로 격하시켰고, 고위 공직자 인사를 총괄했던 중앙인사위원회를 폐지했다. 이로 인해 공직자에 대한 추천과 검증 기능이 약화된 것은 물론 일부 실세의 의해 인사가 좌지우지되는 폐단을 낳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 지역과 혈연 학연에 관계없이 능력 있는 인재를 등용하는 대탕평 인사를 선언한 바 있다. 당선 후에도 "최근 공기업, 공공기관 등에 전문성이 없는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선임해서 보낸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고 있는데 국민이나 다음 정부에 큰 부담이 되는 것이고,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유 간사는 "우리사회에서 청와대 인사에 대해 약간 부정적인 것을 포함해 많은 시각이 있지 않냐"며 "박 당선인은 대통령의 인사권에 있어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서 운영하겠다는 기본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위원회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신설된 인사위원회의 운영은 참여정부 때의 인사추천회의와 엇비슷할 전망이다. 당시에는 비서실장이 위원장으로 참여했고, 인사수석이 후보군을 추전하면 관련 수석들이 협의해 대통령에게 2~3배수로 후보를 압축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다만 이번에는 인사수석이 없다는 게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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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기준으로 대통령이 직접 임면권을 가진 행정부 고위직의 수는 장관 27명, 차관 90명, 실·국장 등 고위공무원 1410명 등 총 1527명에 이른다. 이밖에도 사법부, 정부산하기관 등을 포함해 총 7000여개 자리에 대한 임면권이 대통령의 손에 달려있다.
일각에선 책임장관제를 도입해 각 부처 장관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주고 일할 분위기를 만들어주겠다는 게 박 당선인의 신념이지만, 각 부처 고위직에 대한 인사권은 청와대가 갖고 각 부처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