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5월중 일괄사표 받아...국정철학과 전문성 기준으로 개별 재신임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5∼10일) 이후 국책은행 등 주요 공기업 사장들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받아 재신임 또는 교체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이달 중 사표를 모두 받은 뒤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공공기관장 물갈이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9일 "국책은행 등을 포함해 주요 공기업 사장들로부터 사표를 제출받을 예정"이라며 "시점은 박 대통령이 미국 순방에서 돌아온 이후가 될 것이고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박 대통령의 주문대로 국정 철학과 전문성을 기준으로 본격적인 공공기관장 교체작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3월11일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각 부처 산하기관과 공공기관에 대한 인사가 많을 텐데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며 공공기관장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사표를 받는다고 해서 무조건 교체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개별적으로 재신임 또는 교체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표 제출 대상은 규모가 큰 주요 공기업, 즉 시장형 공기업들과 대통령이 임면권을 행사하는 준정부기관 및 기타공공기관 등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기업은 공공기관 중 자체수입이 전체 수입의 50% 이상인 곳을 말한다. 이 가운데 자산 규모가 2조원 이상이고 자체수입이 전체 수입의 85% 이상인 경우 시장형 공기업으로 분류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현재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 등 공공기관은 총 295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한국전력공사, 한국관광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17개 공기업과 국민연금관리공단,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29개 준정부기관의 기관장과 감사, 서울대병원 등 18개 기타 공공기관의 기관장 및 위원 등 총 140여명이 직접적인 대통령의 임명 대상이다.
정부는 교체가 결정된 공기업 사장직에 대해서는 국정철학 공유 여부는 물론 전문성과 리더십 등을 철저히 따질 방침이다. 현재 진행 중인 공공기관 평가 결과도 하나의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은 지난달 15일 111개 주요 공공기관의 경영실태에 대한 서면평가를 마무리하고 청와대 등에 보고했다.
평가 대상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6개월 이상 재직한 기관장 100명과 상임감사 58명도 포함됐다. 평가단은 5월 중순까지 해당 기관과 기관장, 감사 등을 상대로 인터뷰와 현장조사를 실시한 뒤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6월20일 경영성과에 대한 최종 평가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