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대통령의 '입'인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의 해외 방문 기간 중 성추행 의혹이란 불미스런 사건에 휘말려 전격 경질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이에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에도 상처가 날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윤창중 전 대변인은 지난해 대선 직후 당선인 수석대변인으로 발탁됐던 박 대통령의 '첫 인사'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 정부의 인사 실패 논란 또한 재연될 전망이다.
10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뉴욕, 워싱턴을 거친 뒤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 중이던 지난 9일(현지시간)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을 접하고 그를 전격 경질했다.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LA에서 가진 대통령 방미(訪美) 수행 기자단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윤창중 대변인을 경질키로 했다"며 "경질 사유는 윤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변인은 이에 앞서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숙소 인근의 한 호텔에서 박 대통령의 방미 지원을 위해 주미(駐美) 대사관이 인턴으로 채용한 20대 동포 여성과 함께 술을 마시다 성추행을 했다는 신고가 현지 경찰에 접수됐다.
이후 윤 전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방미 마지막 기착지인 LA에 동행하지 않은 채 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곧장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수석은 이 같은 의혹 등에 대해 "정확한 경위는 주미 대사관을 통해 파악 중"이라며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투명하게 밝히도록 하겠다"고만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대선에서 당선된 직후 당선인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됐다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을 거쳐 청와대 대변인으로 입성한 인물이다.
독자들의 PICK!
그러나 그는 대선기간 정치 논객으로 활동하며 민주통합당(민주당의 전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을 지지한 보수 성향 인사들을 '창녀'로, 또 문 의원과 단일화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을 '더러운 장사치'로 표현한데 따른 일련의 '막말' 논란과 과도한 극우 성향을 이유로 수석대변인 발탁 당시부터 여야 정치권으로부터 부적격 논란이 일었었다.
윤 전 대변인은 이후 인수위 과정에서도 부실한 브리핑 등을 이유로 '불통(不通)' 시비에 휘말렸지만, 업무 연속성과 함께 오히려 '보안'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과 부합한다는 등의 이유로 김행 대변인과 더불어 박근혜정부 청와대 초대 대변인을 맡게 됐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이번 첫 해외 방문 도중 성추행 의혹이란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되면서 결국 박 대통령이 임명 또는 내정한 현 정부 고위 공직자 가운데 '첫 경질 인사'로 기록됐다.
박 대통령은 올 초 인수위 시절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를 시작으로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황철주 전 중소기업청장 내정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김병관 전 국방부 장관 내정자, 한만수 전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등이 도덕성 및 재산 시비 등 갖은 이유로 자진사퇴의 형식을 빌어 낙마하는 '인사 참사'를 겪은 바 있다.
청와대는 윤 전 대변인이 성추행 의혹으로 경질되자, 당혹감을 넘어 충격에 빠진 상태.
한 고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방미가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런 일이 생겨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번 일로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모두 묻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윤 전 대변인 사건에 대해 "불통 인사, 나 홀로 인사에 따른 예고된 참사"라며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도 이번 사건에 대한 유감 표시와 함께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한편, "윤 전 대변인 개인의 불미스러운 일로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저해되는 일은 없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윤 전 대변인은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으나, 청와대 직원들에게 지급된 업무용 휴대전화를 제외한 개인 휴대전화는 꺼놓고 있어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저작권자 뉴스1 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